‘한우물 전략’으로 스포츠산업 발전 이끌어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판로개척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지난 27년간 스포츠용품 제조사업 한우물만 고집하며 우리나라 스포츠용품 산업 위상을 높이고 있는 (주)한국체육산업(www.hk-sports.com) 이순자 대표이사는 중소기업 경영에 있어 판로개척이 가장 힘들다며 이같이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 81년 남편의 갑작스런 별세로 회사운영을 떠맡게 된 이순자 대표는 생전에 스포츠강국을 만들기 위해 헌신해온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 역도기구, 러닝머신, 헬스 기구 등 스포츠용품 생산에만 전념하며 대표적인 스포츠용품 전문 종합 생산업체로 회사를 성장시켜왔다.
이순자 대표의 부군인 故장희영씨는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을 이끈 인물로 한민족대백과사전에도 등재돼 있는 대표적인 체육인이다.
장희영씨는 대한역도연맹 전무이사를 역임하면서 지난 80년대 미·소 냉전시대에 우리나라와 외교적 교류가 없던 소련, 폴란드, 헝가리, 유고슬라비아 등 공산국가들을 방문하며 그 나라의 스포츠 관련 인사들과 친분을 다져 우리나라가 동서 화합의 장인 88올림픽을 유치하는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고인의 공로가 인정돼 1982년 정부로부터 대통령 맹호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남편의 사망으로 기업경영에 나서게 됐지만 전업주부로 가사에만 전념했던 이 대표에게 기업경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우선 업무파악에 나서는 한편 직원들을 포용하며 회사일을 하나씩 배워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세계시장이 개방되면 기술력 있는 기업만이 생존한다는 생각으로 이 대표는 매년 매출액의 5% 이상을 기술개발에 투자함으로써 품질보증업체 Q마크 획득을 비롯 우수산업디자인 GD마크, ISO 9001 인증 및 각종 특허와 실용신안을 취득하며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스포츠용품 산업의 발전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한국체육산업은 체육부 우수체육용구 생산업체로 지정받아 ‘86 서울아시안게임’과 ‘88 서울올림픽’에서 자사브랜드의 제품을 납품함으로써 국내 스포츠용품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데 크게 공헌했다.
한국체육산업은 지난 20여년간 전국체전을 비롯 소년체전, 장애인체전 및 부산아시안게임 등 국내에서 개최되는 각종 스포츠행사에 항상 빠지지 않고 자사의 제품을 납품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스포츠강국으로 도약하는데 디딤돌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 대표의 철저한 품질관리와 기술개발은 매출로도 이어져 2003년 18억, 2004년 20억, 2005년 2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지난해에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4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4년 연속 매출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내수침체와 중국산 제품의 범람으로 국내 스포츠용품업계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마케팅 능력 부족으로 판로확보에 가장 큰 애로를 겪고 있다.
“중소기업은 영업력과 자금력이 부족해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도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대표는 중소기업 판로개척에 정부가 적극 나서주기를 희망했다.
한국체육산업이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개발한 LED 전구가 내장돼 야간에도 운동이 가능한 자체조명기능을 갖춘 농구대의 해외 판로개척을 위해 관계기관을 찾아가 문의했지만, 6번의 제품설명만 하고 제대로 된 답변 하나 듣지 못했다며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정부의 정책이 너무 형식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최근 서울시가 동대문운동장을 공원화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동대문운동장에 입주하고 있는 스포츠용품 업체들이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동대문운동장에서 30여년간 스포츠용품만을 생산해온 업체들에게 별다른 대책없이 공원화하겠다는 서울시의 발표 때문에 대금회수는 물론 거래처관리 및 AS 등 힘든 점이 한 둘이 아니라고 이 대표는 말했다.
“동대문운동장의 스포츠용품 산업단지는 우리나라 스포츠용품 생산 및 판매의 30%이상을 차지할 정도 우리나라 스포츠용품을 대표하는 산업단지로 전 세계적으로도 이처럼 스포츠용품 업체들이 집중화돼 있는 사례가 없다”며 “업체들의 이전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시의 일방적인 정책발표는 국내 스포츠용품 산업을 벼랑으로 내모는 행위”라며 비판했다.
지난 30여년간 한국체육산업을 운영하며 우리나라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이 대표는 92년부터 체육유공자인 남편의 뜻을 받들어 서울시역도연맹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각종 해외대회 참가시마다 지원금을 후원하며 우리나라 역도를 세계수준으로 이끄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 공로가 인정돼 1994년 정부로부터 대통령 기린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우리나라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남을 인생을 바치고 싶다”고 말하는 이 대표는 “체육유공자인 남편의 유지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서울시가 현실적인 보상대책을 마련, 국가유공자 가족의 생계를 보장해 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 02-2233-1300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