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한 목표의 달성을 위해 사람들이 체계적으로 집단화되는 것을 우리는 조직이라고 부른다. 조직이 집단화된 구조 또는 하드웨어를 의미한다면, 조직이 그러한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 또는 소프트웨어적인 면을 우리는 경영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인간이 존재하면서부터 조직이 존재했고 따라서 경영이 중요하겠지만,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가장 대표적인 조직 형태는 바로 기업이고, 기업에 있어서 이윤 추구 및 경쟁력 제고라는 목표 달성에 있어 경영의 중요성은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기업경영의 목적은 이윤 추구라고 한다. ‘밑지고 판다’는 장사치의 말이 결코 진실일 수 없다는 우리의 오래된 농담처럼, 생산 및 서비스활동을 통해 기업은 이윤을 남겨야 존재가치를 인정받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윤 추구라는 것은 당장 지난 분기에 또는 지난 해에 얼마만큼의 이윤을 남겼는가라는 좁은 의미를 뜻하지는 않는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한다는 것은 효과적인 경영을 통해 장기적 생존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전략경영가들은 이러한 점을 ‘지속적인 경쟁우위(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의 확보’라는 말로 표현했다.
즉 기업 경영의 목표는 경쟁자보다 장기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비결을 확보, 유지해 나가는 데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영비결에는 최고 경영자의 정책결정, 원가절감 능력, 품질관리 수준, 탁월한 경영능력 등의 제반 사항들을 포함한다. 기업에 있어서의 경영이란 이처럼 폭넓은 의미를 갖는 것이다.

경쟁자보다 우위 점해야

기업의 규모를 막론하고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인 기업 경영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효율성(efficiency)과 효과성(effectiveness)의 개념이다. 효율성이란 투입되는 양(input)과 산출되는 양(output)을 고려하는 것으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식으로는 크게 두 가지의 방식이 존재한다. 우선, 산출량을 줄이지 않고 원가절감을 통해 투입량을 줄이는 방법, 그리고 주어지는 투입량을 최대한 잘 활용해 산출량을 증가시키는 방법이다. 결국 투입량을 활용해 최대의 산출량을 확보할 때 우리는 효율성을 극대화했다고 한다.
효율적인 경영을 했을 때 기업은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지만, 기업 경영에 있어서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즉, 기업은 어떠한 내용과 목적의 일들을 수행하고 있는가를 고려해야 한다. 즉 기업이 추구하고 있는 목표가 윤리적으로 사회적으로 타당한지에 대한 점검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목표 자체가 옳고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을 때 우리는 경영이 효과적이라고 평가한다.

경쟁에 둔감한 조직 미래없어

결국 효율성은 어떻게 수행하는가에 관한 것으로 ‘doing the thing right’으로 표현되기도 하며, 효과성은 무엇을 수행하는가에 관한 것으로 ‘doing the right thing’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기업 경영의 효율성에 관해서는 투입물과 생산에 관한 여러 가지 계량적인 지표들을 통해 평가가 비교적 가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반면, 효과성에 대한 평가는 다분히 주관적이고 비가시적인 기준을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그 중요성을 쉽게 간과할 수 있다. 그러나 효과성이 없는 상황에서의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경영방식은 파행적이고 이기적인 결과만을 낳게 될 것이라는 점을 우리 중소기업인들은 깊이 고려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우리 사회현상으로 대학 도서관마다 공무원, 공기업 등 이른바 ‘신이 내려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한 준비생들로 북새통이다. 신의 직장에는 내부 경쟁이 주는 스트레스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에 둔감한 조직은 국가와 조직 구성원에게 재앙과 같은 존재이다. 신의 직장이 제공하는 단기적인 편안함이 장기적으로는 개인의 경쟁력 상실이라는 독으로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에게 미국이 두려운 것은 경제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은 건국 이래 경쟁을 통한 효율성 극대화란 원칙을 가장 잘 지켜온 나라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이런 미국과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어느 쪽이 경쟁을 덜 두려워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우리 중소기업인들이 다시한번 깊게 성찰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이명호
한국외국어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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