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김치’로 세계 입맛 사로잡아
“콜라나 햄버거처럼 김치가 세계인의 식탁을 점령할 날도 머지 않았습니다.”
김치 특유의 자극적인 맛을 제거한 퓨전김치 개발로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김치종주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주)한성식품 김순자 대표는 “김치야말로 대표적인 자연발효 유산균 식품으로 세계 명품 식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농림부로부터 우리나라 김치 명인 1호로 지정된 김 순자 대표는 전통김치 제조에서부터 신세대 감각에 맞는 다양한 퓨전김치를 개발하며 지난 20여년간 김치개발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대표적인 김치 전문가.
김 대표가 김치 제조를 시작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에서 비롯됐다.
“호텔에서 식사를 하다 종업원이 손님으로부터 김치 맛이 지난번과 다르다며 핀잔을 받는 것을 보고 표준화된 맛을 유지할 수 있는 김치를 만든다면 김치도 충분히 사업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김치 제조사업에 뛰어들었다”고 김 대표는 창업계기를 설명했다.
어릴 적부터 남다른 미각을 가졌던 김 대표는 친정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김치 담그는 법을 바탕으로 1986년 한성식품을 설립했다. 종업원 1명으로 하루 15kg을 생산하며 시작한 사업은 이제는 종업원 380명에 하루 생산량 120톤에 달하는 대표적인 김치전문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의 비결은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200회 이상의 실험을 거칠 정도로 ‘김치에서만 내가 세계 최고’라는 김 대표의 자부심과 소비자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전통김치에서 탈피, 김치에 다양한 문화를 가미한 신제품 개발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온 김 대표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지금까지 김 대표가 획득한 김치 제조 방법과 관련된 기술특허만 해도 19개나 될 정도로 김치 표준화와 신제품 개발에 대한 노력은 유별나다.
양배추와 깻잎의 아삭한 맛이 일품인 ‘깻잎 양배추 말이 김치’, 채소와 해물, 양념을 넣고 돌돌 만 ‘미니롤 보쌈 김치’, 철분과 칼슘이 풍부한 미역을 사용해 김치의 영양을 보완한 ‘미역 김치’, 항암효과가 뛰어난 브로콜리를 이용한 ‘브로콜리 김치’ 등 이 김 대표가 개발한 대표적인 퓨전김치들이다.
전통적인 김치의 자극적인 맛을 제거했지만 김치 특유의 발효 유산균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 이들 제품들은 김치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신세대와 서양인들이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한성식품의 대표적 인기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깻잎 양배추 말이 김치’와 ‘미니롤 보쌈 김치’는 2003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발명전시회에서 각각 금상과 동상을 받았으며, 올해 제네바에서에서 열린 국제 발명특허전에서는 ‘브로콜리 김치’가 금상 및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한성식품의 건강식 ‘백년초 백김치’와 ‘포기김치’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으며, 올 3월부터 까다롭기로 소문난 국방부의 안전검사를 통과해 주한 미군 부대에 김치를 납품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김치맛을 본 미군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면 한국 김치를 널리 알리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미 8군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부대로 판매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치를 세계 명품 식품으로 만들겠다는 김 대표는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국 등에 김치를 수출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 러시아 모스크바에 개장하는 롯데백화점을 통해 러시아인들에게도 김치맛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여년간 기업을 경영하면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으로 양심을 지키는 것과 주변의 부정적인 시각도 다 포용하는 마음가짐이라고 꼽았다.
2005년 말 터진 중국산 기생충 김치 파동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양심에 부끄럽지 않게 최상의 제품만을 고집해온 한성식품은 그 사건이 오히려 고객들과의 신뢰를 더욱 강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
퓨전김치 개발 등 김치를 세계적인 명품 식품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대한 주변의 곱지않은 시선을 알고 있지만 김치 명인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감이라 생각하며 주변의 질시와 비방을 다 포용하면 언젠가는 자신의 뜻을 알아줄 것이라는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김치 명인 1호로 지정된 김 대표는 앞으로 김치를 직접 담그는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김치체험관을 겸한 김치박물관을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이윤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김치 명인 1호로 지정된 것에 대한 책임감과 기업의 사회적 환원 차원에서 반드시 김치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일본의 경우 중학교 교과과정에 김치를 담그는 시간이 있는데 정작 김치 종주국인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교육시간이 없다”며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과 어린 학생들에게 김치를 몸소 담그는 소중한 체험의 시간을 갖게 해주고 싶다며 김치박물관 건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우리나라 주부들의 살림 솜씨는 어느 기업의 최고경영자 못지 않다”면서 “적성에 맞는 아이템으로 미칠 정도의 열정으로 도전한다면 누구라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주부들의 사회진출을 적극 권장했다.
문의 : 032-681-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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