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枯死’ 위기에 직면한 수퍼마켓, 재래시장 등 소상공인들이 대형유통점 및 슈퍼수퍼마켓(SSM) 확산저지에 행동으로 나섰다.
지난달 29일 ‘대형유통점·SSM 확산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역 앞 광장에서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에서 모인 2천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형마트 및 SSM 확산 저지를 위한 전국 소상공인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대형마트의 시장독식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남 진주에서 20여년간 포목상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송모씨(55세)는 “인구 35만인 진주에 대형 마트가 3개나 있다”며 “SSM이 오픈준비를 하는 등 재래시장 상인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궐기대회 참석 이유를 밝혔다.
송씨는 또 “대형마트가 들어선 이후 연 10~20%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대형마트로 고통 받는 소상공인들은 대형마트에 비해 높은 카드수수료 부담으로 2중고를 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남 중앙시장에서 건어물을 판매하고 있는 이모씨(56세)는 “성남에는 아직 대형마트가 없지만 이마트가 입점을 앞두고 있다”며 대형마트 입점에 따른 지역 재래시장 초토화를 우려했다. 이씨는 또 “대형유통점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분당으로 장보러 가는데 대형마트가 들어선다면 이같은 상권붕괴는 뻔 한 것 아니냐”며 “재래시장 상인들도 혁신에 나서고 있는 만큼 정부와 대형마트도 공존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의 24시간 영업시간 규제와 소상공인들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요청한 백모씨(57세)는 “소상공인들도 시설현대화 사업과 경영 마인드 향상 교육을 철저히 받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방향도 소상공인들이 대형마트와 같이 경쟁할 수 있는 인프라 확충에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300만 중소기업중에서 270만이 소상공인”이라며 ‘삼성·롯데 대기업이 콩나물 두부까지 다 팔면 영세상인 굶어 죽는다’는 논산 화지상인회의 플랭카드 문구를 인용, “대기업의 무분별한 유통업 확산 방지에 중소기업중앙회가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노회찬·심상정 의원은 대형마트 규제 법안 국회 통과와 소상공인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정치권 차원에서 쟁점화 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궐기대회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대형마트 확산 저지를 위한 소상공인들의 의지를 선진화국민회의 등 시민단체와 연계해 계속 분출시킬 것”이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대형마트 규제 법안이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설명 : 전국 소상공인 2천여명은 지난달 29일 서울역 광장에서 '대형마트 및 SSM 확산저지를 위한 전국 소상공인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기달 의정부제1시장연합회 감사 등 2명이 자신들의 요구가 반영될 것을 주장하며 삭발하고 있다. <사진=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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