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여행가 한비야씨가 아프리카건 중동이건간에 환영받을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어떤 현지 음식이든 잘 소화해 내는 강한 비위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프리카 마사이족이 조그마한 동양여자를 시험하고자 만든 양피에 우유를 섞은 특식도 덥석 받아 마실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비즈니스맨이 이 정도의 ‘용감한 비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느 곳이든 그 곳의 사람들과 동화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일본의 식사 문화도 마찬가지다. 겉으로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그 하나 하나에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질감을 떠나서 이제 열린 마음으로 그들의 식사 문화를 친숙하고 정중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일단 고급 일식당의 경우에는 손님 취향에 따라 메뉴를 작성해 미리 준비를 하므로 최소 2, 3일 전에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세계 어느 곳이건 일본 식당은 가격이 비싼 편이다. 대신 서비스가 좋고, 맛이 좋아 현지 사람들은 꼭 한번 가고 싶어하는 외식 장소이기도 하다. 따라서 예약을 미리 하지 않으면 많이 기다릴 수도 있다.
일본사람들은 원칙과 절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어느 식당에서건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다 못해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식당 안을 돌아다니는 것은 상당한 실례로 간주한다. 이 점은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이 식당을 활보하는 것을 그냥 두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식사시 초대한 사람이 “젓가락을 드시지요”라고 권하면 손님은 “잘 먹겠습니다”라고 화답한다. 가정에서도 이러한 기본적인 예절은 철저히 지켜진다. 차는 식사 중에는 마시지 않고, 보통 식사 전후에만 마신다. 국과 밥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밥그릇이 왼쪽, 국그릇이 오른쪽이다. 밥그릇과 국그릇에는 뚜껑이 있는 경우가 많다. 뚜껑에는 수증기로 인한 물방울이 맺혀 있으므로 뚜껑의 안쪽을 위로 향하게 해 그릇의 오른쪽에 두면 되고, 식사 후에는 원상태로 다시 덮는다. 젓가락은 처음에 세팅됐던 대로 수평으로 자기 앞쪽에 놓는다.
일본의 경우 무의식적으로 우리와 비슷할거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작은 차이도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차이의 크고 작음이 아니다. 문제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것이 비즈니스의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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