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 원천 中企, 21세기 경제 지배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 8월13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중소기업개발원에서 ‘중소기업 이해하기’연수과정에 참가한 초중고 교사를 상대로 ‘21세기 대한민국의 힘, 중소기업’이라는 제목으로 특별강연을 가졌다. ‘초중고 교사 중소기업이해하기’연수는 2005년 7월부터 매 방학 때마다 개최돼 성황을 이뤄왔고 이번 여름방학 연수는 24번째로 총 1천322명이 참가했다. 김 회장은 “강한 중소기업이 경제의 중심으로 성장하는 시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하 김 회장의 강연내용을 요약정리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에 대한 막연한 편견과 낮은 사회적 인식을 해소시키고자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산업의 버팀목이고 신성장 엔진의 중심이다. 중앙회는 이러한 공감대가 형성돼 확산하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中企 역할 제대로 평가돼야
기업인으로 일해 온지 20년이 됐다. 1988년 4월 종업원 7명, 자본금 5천만원의 시계회사 로만손을 설립해, 현재 종업원 350명에 전세계 70개국에서 ‘로만손’과 ‘제이에스티나’ 브랜드를 심고 있다. 그간 시계하면 정밀산업으로 여겼으나 이제는 패션 산업으로 바뀌었다. 패션과 디자인을 추구해 트렌드를 변화시킨 결과다.
또한 개성공단 로만손 협동화단지에 다수 시계부품 회사와 함께 입주해 국제 경쟁력은 물론 국내 시계 부품산업의 성장발판을 마련했다.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으로서 올해 치러진 선거에서 최다득표를 얻은 만큼 책임감은 더 크다. “할 말하고 할 일하는”하는 과제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법정 민간경제단체로 회원은 560개 협동조합과 중소기업체이다. 그래서 제조업과 광업·유통업까지 전체를 포괄하는 정책과제를 발굴해야 하고, 아울러 중소기업 지원사업까지 맡아야 한다.
최근 주력해온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개선 사업은 중요하다. 국가경제내에서 중소기업의 역할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받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 되고 있다. 그 역할이 대기업에 밀려 묻혀지고 공로가 평가절하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은 소기업 및 소상공인까지 합해 300만명이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정책을 취해왔다. 자동차의 경우 대기업은 엔진 등의 핵심을 제외하고는 중소기업이 만드는 부품을 조립·생산한다. 중소기업을 빼 놓고는 대기업은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 우리는 중소기업이 국내 전체 기업체의 99.9%, 고용의 88.1%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중소기업 산업정책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 위주의 성장과 협력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에 대해 논란이 있어 왔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상생협력의 원칙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 경제개발5개년 정책을 추진해온 우리의 리더십과 북한 체제의 리더십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는 대단히 성공한 경우다. 그리고 중소기업 위주의 정책을 취해 성공했다고 한 대만의 경우와 비교를 해봐도 대만은 아직 우리와 비교 상대가 되질 않는다.
그간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근로자의 고용창구 역할을 담당해 왔다. 중소 제조업체수는 1963년 1만8천73개에서 2005년 11만5천650개로 6.4배 증가한 반면, 대기업은 1990년부터 그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중소기업 근로자수는 1963년에 26만6천여명에서 2005년 2백16만9천여명으로 190여만명이 증가해 8.1배 늘어났다. 반면 대기업은 1995년 2백30만명에서 현재 1백30만명으로 1백만명이나 줄어들었다. 물론 서비스업과 자영업을 합해 중기 근로자는 2천여만명에 달한다.
21세기는 중소기업이 경제를 지배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이 경제의 중심으로 성장해가는 시대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등 세계 헬멧시장을 장악한 ‘홍진HJC’, 보안용 영상녹화장비 세계시장 1위 ‘아이다스’, 석유난로 세계시장을 50% 점유한 ‘파세코’, 시계 및 주얼리 분야 국내 1위 로만손 등이 있다. 국민소득 3만불 달성을 위해서는 다수의 강한 중소기업의 육성이 필수적이다.

개성공단, 동북아 경제협력 거점으로
이제 개성공단은 동북아 경제협력 거점으로 발전하고 있다. 경쟁력 한계의 기로에 선 중소기업은 새로운 성장원천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미달러 기준으로 일본 보다 임금이 10% 낮았으나 현재는 환율변동 등으로 우리나라의 임금이 더 높다. 중국에서도 노동집약 산업 투자유치를 꺼려 비인기산업은 인도나 베트남으로 이전해 가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전체 2천만평의 산업단지 규모를 자랑하는 개성공단은 재도약의 기회로 다가 오고 있다. 현재 북한 근로자는 1만6천여명에 고졸 이상의 고학력자들로 주당 55.1시간 평균 근로에 대해 월 68.1불을 지급하고 있다.
북한 근로자의 83%가 여성이나 근로의욕이 매우 높다. 중국 기업의 비용과 비교하면 50% 수준에 불과해 중국보다 경쟁력에서 앞서 나간다.
2007년 4월 개성공단지구지원에관한법률(개성공단지원법)이 제정돼 개성공단이 산업단지로 발전하고 입주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그동안 입주기업들은 북측 법인으로 간주돼 각종 지원에서 배제돼 왔던 점을 고려하면 진일보한 결과다.
이를 계기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서 개성공단이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이 되는 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정부는 남북 경제정책에 대해 자신감을 바탕에 깔고 추진해야 한다. 중국은 ‘일국양제’ 체제를 수용해 대만에 대해서 3통(통상·통항·통우)정책을 추진하고 대만은 3불(불접촉·불담판·불타협)정책에서 벗어나 경제와 문화의 교류로 이어지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기업경영의 애로인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에 대해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로 보고 있다.
개성공단은 39개 분양기업에 26개 기업이 가동중에 있고 150개 기업이 추가로 분양을 받아 2년 후에는 입주해 가동할 예정이다. 정부가 성공을 목표로 하는 개성공단은 결국 기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향후에는 시베리아횡단철도(TRS)와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계해 저렴한 육상·해상운송의 물류루트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

강소기업, 전세계서 마케팅 펼쳐
한미 FTA 등 국제화 시대에 중소기업도 글로벌 마켓팅에 나서야 한다. 로만손은 전세계의 자유무역지대를 대상으로 마켓팅을 펼치고 있다.
로만손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부터 백화점까지 7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매출 700억원에 시계와 귀금속을 아우르는 종합패션 브랜드로 성장해 가고 있다. 산업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 13년간 연속해 ‘Good Design’모델에 선정돼 왔다.
일찍이 해외 시장개척에 주력한 결과, 러시아 모스크바, 터키 이스탄불, 두바이를 비롯한 중동국가들 등 전세계 70여개국에 수출하게 됐다. 주얼리 브랜드는 ‘제이에스티나’와 ‘이에스도나’로 국내 연예인들과 세계 각국 애호가들이 선호하고 있다.
작년 스위스 바젤 전시회에서는 국내 최초로 국제적인 브랜드 없이는 돈을 주고도 못 빌리는 2층짜리 명품관에 입점해 8일간 쓰고 50만불까지 지불했다. 국제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결과다.
러시아 빠실리 성당 거리광고, 모스크바 로만손 다리, 크레믈린궁 트롤리 버스 광고, 이란과 두바이의 옥외광고 등 각 나라에서 브랜드 광고에 집중하고 있다. 로만손은 글로벌 유망 패션물품 선두업체로 브랜드와 품질로 세계시장에서 자리 잡을 것이다. 신규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고객과의 유대를 강화하며 전문인재를 키워나가는 회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사진설명 : 초·중등교사 80여명이 지난 13일 경기도 용인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의 특강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오명주기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