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근로자제도 해법찾기 ]연수취업제, 정말 노예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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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근로자제도 해법찾기 ]연수취업제, 정말 노예제인가?
  • 양옥석
  • 호수 0
  • 승인 2003.03.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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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동부는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실시해 오던 ‘외국인산업연수제도’를 폐지하고 특별법제정 등을 통해 내년부터 고용허가제를 실시하려 하고 있다.
노동부의 이같은 방침은 ‘외국인산업연수제도’가 외국인력을 편법으로 데려와 싼 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하고 불법체류자만 양산시켰다는 일부 인권단체의 주장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들은 심지어 외국인산업연수제도를 ‘현대판 노예제도’라고 주장한다.
연수취업제도가 과연 ‘노예제도’인가?

송출국 임금의 최대 40배 지급
이 주장은 국내에 들어온 연수·취업자들의 임금부분을 살펴보면 곧 엉터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연구원이 공동으로 조사한 외국인근로자 임금실태에 따르면 외국인 연수·취업자들의 평균임금은 국내근로자의 약 84% 에 이른다. 즉 한국 사람이 100만원 받으면 외국인근로자는 84만원 정도 된다는 말이다.
국내에 들어온 기간이 1년 이하의 산업연수생 임금은 82%이고 1년이상 되는 연수취업자는 약 87%에 달한다. 이는 자국의 현지임금보다 최소 10배에서 40배까지 높은 것이다.
더욱이 외국인근로자들의 경우 언어와 문화가 달라 실제 생산성에 있어 내국인 보다 떨어지는데다 이들을 이용하는 중소기업자들이 의사소통을 위해 통역비 등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같은 임금수준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일본, 내국인 임금의 26∼40%
그러면 다른 나라에서는 외국인근로자에게 어느 정도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을까?
한국노동연구원과 중소기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외국인근로자의 평균임금은 내국인에 비해 약 26∼40% 정도에 불과하다.
대만은 내국인에 비해 절반이 조금 넘는 54%의 임금을 주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내국인의 30% 수준이다. 특히 싱가포르의 경우 외국인근로자에게 ‘최저임금’조차 보장해주지 않는다.
만일 국내 인권단체들의 주장대로라면 이들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국가는 세계 최고의 ‘악질 인권국가’이어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 상식을 지닌 사람들은 이들 국가를 인권유린 국가로 말하지 않는다.

각종 인권보호 장치 구비
무엇보다 한국 외국인연수취업제도의 장점은 외국인근로자의 인권을 철저히 보장해주는 각종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저임금 보장은 말할 것도 없고 하루 8시간의 근로시간 규정,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적용, 산재보험, 임금체불 보상 등 거의 내국인근로자와 동등하게 대우 받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5인 미만 중소기업체에서 일하는 국내근로자들 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해보험(산재사고외의 사고보상)이나 휴업수당까지 보장받는다.
특히, 정부는 학계, 법조계, 재야 인사들로 구성된 ‘연수생권익보호위원회’를 설치하고 인권침해 사례 발생시 즉각 중재하거나 관계기관에 고발 조치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그래도 혹시 일어날 수 있는 인권침해 가능성’에 대비 ‘연수애로상담센터’를 설치하고 각국 언어능통자를 이곳에 배치해 연수생의 애로 상담을 해주고 있다.
이같은 각종 안전장치는 지난 10여년간 ‘외국인산업연수제도’시행하면서 겪은 각종 시행착오를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사실상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연수·취업자들에게서 인권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문제는 불법체류자
결국 문제는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불법체류자들이다. 대부분의 인권침해 사례들은 이들 불법체류자들에게서 발생하고 있는 것.
어떤 이들은 ‘연수취업제’가 불법체류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연수생들이 산업현장을 이탈하는 것이 불법체류자의 근본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전연 다르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소 집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우리나라의 불법체류자 숫자는 28만9,239명이다.
이중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산업연수생이 이탈해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경우는 21% 내외인 5만9,798명에 불과하다. 불법체류자의 대부분(약 74% : 21만2,849명)은 관광이나 가족방문 등을 이유로 입국한후 이탈하면서 발생하고 있다.

고용허가제 되면 ‘불체자 천국’
이들 불법체류자들은 왜 생길까? 국가별 임금차이와 일자리부족 때문이다. 쉽게 말해 송출국가에서는 임금수준이 너무 낮은데다 이마저 일할 곳 조차 없다.
따라서 외국인근로자를 국내근로자와 동등하게 대우하도록 하는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 불법체류자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독일, 프랑스 등과 같이 고용허가제를 도입해 불법체류자 관리에 헛점이 뚫린 국가들이 이같은 사실을 잘 입증해주고 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노동부의 고용허가제 조기도입 추진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제자리를 잡아가는 ‘외국인산업연수제도’를 왜 하루아침에 버리고 많은 국가에서 실패했다고 평가하는 그 길을 따르려고 하는지’, 그리고 ‘왜 그동안 연수취업제도에서 겪은 많은 시행착오를 또다시 겪으려 하는지’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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