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협동조합의 전무들로 구성된 중전산악회는 지난 10월13일 월악산으로 가을 산행을 다녀왔다.
산행을 떠나는 날! 평소 근교에 있는 산에만 오르다 모처럼 서울을 벗어나 경관이 뛰어난 월악산을 오르게 되어 출발하기 전부터 마음이 설레인다
집결지에 약속시간보다 일찍 간다고 갔는데도 이미 회원들은 벌써 명찰과 선물을 하나씩 받아들고 출발채비를 거의 끝내가고 있었다.
출발 예정시간보다 일찍 준비를 맞춘 일행은 여유있게 서로가 인사를 나누며 버스에 올랐다.때마침 청명한 가을날씨는 쌓였던 스트래스를 한번에 풀기에 충분했다.
차창을 내다보며 이런저런 상념에 잡혀 있었는데 어느새 점심때가 되었다. 점심으로 뚝배기에 담긴 올갱이 해장국을 들었는데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출출한 배를 든든히 채우고는 산행코스인 덕주골 주차장으로 향했다.
월악산은 해발 1094m의 거대하고 자못 험준한 바위 봉우리다. 우리는 산행코스로 덕주골 주차장에서 출발,덕주사를 거쳐 마애불을 경유, 중봉에 오르는데 산행시간은 대략 2시간을 예상했다. 드디어 출발점에 도착했다. 막상 산에 오르려니 높은 산이 부담이 되었다. 초보자일수록 선두로 가야 편하다는 얘기대로 선두그룹에 나섰다.산행중 처음 만난 것은 덕주산성이었다. 몽고항전,임진왜란 때 꽤나 많은 전과를 올린 곳이란다. 불과 20여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땀이 눈앞을 가린다 성곽을 도는데 온통 바닥은 돌뿐이다. 악(岳)자 들어가는 산들이 대체적으로 험하고 경사가 심하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더구나 점심식사 끝나기가 바쁘게 시작한 산행으로 무척 힘이 들고 다리가 천근이다. 그래도 언제 또 오랴 싶어 기쁜 마음으로 걷고 또 걸었다. 산행이 끝나고 나서 칼칼한 목을 축여줄 시원한 하산주 한잔을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세상일이란 마음먹기에 달렸나 보다.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 들었다
거칠어진 숨결을 힘겹게 참으며 올라가는데 6명만 열심히 힘내서 월악산 영봉을 향해가는 걸 짐작 할 수 있었다. 자연스레 한 그룹이 돼 함께 올라가고 함께 쉬며 산을 오르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진한 고통과 짜릿한 희열과 땀에 밴 단내는 산행이 주는 최대 축복이었다. 월악산은 돌계단과 철계단의 연속이었다. 비좁은 통로에서 마주치는 산사람과의 수인사를 나누고 잠시 휴식을 취해보는 여유도 누렸다.
정상에 가까울 즈음에 일행 중 한분이 5시30분까지는 하산해야 하니 내려갈 시간을 계산해서 올라가자고 했다. 도중에 하산하는 아쉬움 속에 중봉980미터 지점에 도착했을 때 정상주와 과일로 산행의 수고를 달래야 했다. 중봉에서 바라본 영봉의 근엄한 자태에 안개구름이 감싸고 있는 모습은 명산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언젠가 꼭 한번 다시 오리라 굳게 다짐을 했다.
구름에 감싸있어서 그런지 더욱 멀게만 느껴지며 아쉬웠던 하산 길!
올라올 때와는 달리 여유를 가지고 마애불상도 감상하면서 하산을 했다. 찬찬히 내려왔는데도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을 했다. 산아래에서 기다리던 선배들님들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바로 산채정식 집으로 몸을 옮겼다.
20여 가지 산해진미와 동동주로 가득히 상을 채웠다.“언제나 오늘만 같아라!”숙소로 이동했다.
수안보파크호텔은 7년 전에 왔었는데 아늑한 분위기와 포근함은 여전하였다. 50℃의 뜨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니 하루에 쌓인 피로가 확 풀려 나갔다.
특히나 노천탕에서 하늘의 별자리를 찾을 때에는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듯싶었다.
이튿날 귀경길, 차창밖에 스쳐 지나가는 풍광들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여주의 명성황후 생가에 잠깐들렀는데 명성황후에 대해 바로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드라마와 대형뮤지컬로 황후에 대한 재조명으로 지금은 역사의 산교육장이 되어 올바른 근대사를 전해주고 있어서 너무 좋았다.
백미는 여주를 떠나기 앞서 먹은 여주 강천매운탕이었다. 눈이 즐거우면 입도 즐거워야지! 여주하면 얼큰한 강천메기매운탕이 생각날 것 같다.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알뜰살뜰 추억거리를 한 아름 담아 올 수 있도록 배려해준 집행부에 감사드리며, 다음엔 모든 회원이 산행의 기쁨을 한껏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이상진
한국정보통신조합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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