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잘 입기로 사내에서 소문이 자자한 A양은 요즘 ‘아푸와이져 리셰(Apuweiser-riche)’란 낯선 브랜드에 폭 빠져있다. 일본에서는 대형백화점에 입점할 정도로 유명한 브랜드지만 국내에는 아직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다. A양처럼 국내 소비자에게는 알려지지 않는 알짜배기 패션 브랜드를 미리 발굴해 남들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스타일을 연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패션계에서는 A양의 사례에서 보듯 ‘프루브족’이 새로운 화두로 부상되고 있다.
프루브족(PRUV:Proud Realisers of Unvsual Value)이란 희소가치를 자랑스럽게 실현하는 사람들의 뜻하는 신조어로, 쉽게 접하기 어려운 희귀 브랜드를 특히 선호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남들과 다른 소비를 추구’하는 점에서 지난 몇 년 간 패션계의 주목을 받아온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프라브족(PRAV:Proud Realisers of Added Value)’과는 차별된다.
제품의 희소성을 중시한다는 측면에서는 신흥 명품족인 ‘노노스족(No Logo No Design)’과 같지만, 노노스족이 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반면 프루브족은 평범한 가격대의 제품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개되지 않은 미유통 해외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점이 다르다.
즉 패션에 있어 프라브족은 서민층을, 노노스족은 상류층을, 프루브족은 중산층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프루브족이 생겨나게 된 계기는 해외여행증가와 해외구매대행 쇼핑몰의 증가를 꼽고 있다.
해외여행이 대중화되면서 다양한 해외 패션 브랜드를 접할 수 있게 됐고, 해외구매대행 쇼핑몰을 통해 국내 미유통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또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으로 수입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프루브족이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프루브족들은 남보다 한 발 앞서 국내 미유통 해외 브랜드 즐긴 후 다른 사람들이 이들 브랜드를 선호할 즈음에는 이미 또 다른 브랜드로 옮겨 가는 식으로 패션의 희소가치를 추구한다”며 “해외여행이 잦은 일부 마니아 계층에서만 소비되던 국내 미유통 브랜드들이 다양한 지역의 해외구매대행몰이 늘면서 대중적인 소비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프루브족이 패션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온라인 쇼핑몰들도 국내 미유통 브랜드 확보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구매대행 쇼핑몰 ‘도쿄 홀릭’은 록스타 각트가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테테옴므’와 프랑스에 진출한 최초의 일본인 디자이너 타케오 키쿠치의 ‘맨즈비기’를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미국 구매대행 쇼핑몰 ‘위즈위드’의 경우 할리우드 스타들 뿐만 아니라 김혜수 등 국내 스타들이 즐겨입는 청바지로 알려진 ‘트루릴리전’ 청바지를 국내에 소개했다.
이외에도 유럽지역 구매대행 쇼핑몰 ‘엔조이 밀란’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 모델인 케이트 모스의 ‘톱샵’ 브랜드를 국내에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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