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넘은 늦깎이 창업…리딩기업으로 성장
“지난 20년간 종이·사료 원료를 수입해 국내 제조업체에 납품하며 쌓은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의 꽃인 제조업에 도전, 회사를 더욱 크게 키우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남들은 은퇴를 준비하는 육십을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기업가들의 목표는 기업을 계속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남들은 제조업을 접는다고 하는 마당에 제조업에 도전하겠다며 (주)엠슨의 이민재 회장은 이처럼 말했다.
현모양처를 꿈꾸던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마흔은 넘긴 나이에 수입업으로 창업, 성공한 여성기업가로 인정받고 있는 이민재 회장은 타고난 기업가라는 것이 주변의 평가.
‘불가능은 없다’는 생활신조로 매사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이 대표는 항상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이 도전하는 강한 도전정신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이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대기업 임원을 하던 남편이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면서 아이들 학비는 물론 가계를 책임지기 위해서였다.
이 대표는 1988년 창업자금 5천만원으로 방배동에 18평 사무실을 열고 색종이 및 아트용지를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광림무역상사((주)엠슨의 前身)를 창업했다.
창업 초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캐스팅왁스의 국내 판로확보에 애로를 겪기도 했지만 이 회장은 한 번 거래를 튼 업체들과는 철저한 납기준수와 아프터서비스로 지속적으로 거래관계를 유지하며 신뢰를 받아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업계에서도 ‘광림무역의 이민재 회장이라면 확실하다’는 평가가 자자할 정도로 이 회장은 인정받기 시작했다.
광림무역이 한 단계 도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인 제지회사인 영국의 인버레스크社의 국내 협력파트너로 결정돼 한국조폐공사에 수표용지를 전량 납품하면서부터.
90년대 초 국내에서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급으로 종이원료에 대한 파동이 일어났지만 이미 안정적인 종이원료의 공급처를 확보했던 광림무역은 이를 계기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경제위기(IMF)를 겪으면서 세계적인 용지회사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숫자가 줄어들자 용지 수입이 어렵게 되자 이 회장은 동물사료에 들어가는 조사료를 수입품목으로 새롭게 정하고 시장개척에 뛰어들었다.
수입업이란 국내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 수입품목을 정하고, 그것을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해 국내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경쟁력이다.
이 회장은 품목을 선정하는 안목도 남달랐고 일단 품목이 정해지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것을 필요로 하는 국내업체들에게 안정적으로 납품을 해왔다.
철저한 납기준수와 AS관리로 유명한 (주)엠슨은 경쟁이 치열한 수입업체들 속에서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에도 최소 160억원 이상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년 가까이 기업을 경영하면서 이 회장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신의’다.
“만약 신의를 지키지 못했다면 여성으로서 회사를 20년간 꾸려오는 것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사람 뿐만아니라 기업도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려는 자세에서 기업의 경쟁력이 나온다”고 이 회장은 말했다.
수입업의 특성상 선진국과 국내기업을 함께 거래를 하면서 느낀 것으로 선진국 기업에는 있지만 국내 기업들에게는 없어 아쉬운 점으로 ‘신의’를 꼽았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의를 지키는 기업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기업간 거래에 있어서 한 번 한 약속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켜야 하는데 조금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업체가 있으면 거래처를 바꿔버리는 잘못된 경영관행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고 이 회장은 단언했다.
일례로 “(주)엠슨이 영국의 인버레스크社와 수표용지를 수입해 국내에 독점 공급을 할 당시 국내의 다른 회사들이 인버레스크社에 더 좋은 조건으로 거래를 할 것을 제시했지만 인버레스크社는 한국의 공식적인 협력파트너는 엠슨”이라며 “자기들과 거래를 원하면 엠슨과 얘기하라고 하는 것을 보고 역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신의를 경영에 최우선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이 회장은 말했다.
창업 초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시행했을 정도로 이 대표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직원들의 복지향상.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직원들의 월급을 한 번도 미룬 적이 없으며 또 직원과 약속한 임금인상은 반드시 지켜왔다”며 “동종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줘 중소기업들의 고민 중 하나인 이직난을 엠슨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이 회장은 말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육아문제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기업처럼 자체적으로 탁아소를 운영할 형편이 안 되는 다수의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위해 구 또는 동 단위의 탁아소를 건립,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육아문제 해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이 회장은 말했다.
그는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안정된 가정’을 꼽았다.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면 반드시 결실을 맺을 뿐만 아니라 안정된 가정이 뒷받침돼야 밖에서의 일도 잘 풀린다”며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의 : 02-338-4569
<사진=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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