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연주하는 곰, 타석에 선 말, 웃음짓는 수박, 족두리 쓴 지구, 빨간바탕에 하얀 잠자리, 알록달록한 팔랑개비 등등

최근 자칫 밋밋하고 심심해 보일 수 있는 문자상표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톡톡 튀는 그림이나 다양한 도형이나 색채를 활용한 상표는 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형상표·색채상표·입체상표 출원건수는 총 1십만673건으로 문자상표 6만1천386건 보다 크게 앞섰다. 특히 지난 4년간 도형·색채·입체상표 출원건수는 약 58.7% 늘어난 반면 문자상표 출원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단순한 문자상표에서 도형·색채·입체상표로 중심이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제품간 기술격차가 줄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업계의 차별화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도형상표를 그림별로 보면, 동물그림에는 개, 닭, 돼지, 곰 등의 순으로, 식물그림에는 나무(잎), 화초·꽃, 과일, 야채, 자연현상에는 별, 태양, 지구, 달 등의 순으로 많이 출원됐다. 이는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친숙하게 느껴지며 시각적으로 소비자의 눈에 띄기 때문인 것으로 특허청은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요식업·의류·모자류 등에서 주로 많이 출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브랜드의 시각적 효과에서 색채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색채상표 출원도 크게 늘어 지난 4년간 77.4% 증가했다. 색깔별로는 다이나믹하고 정열적인 색인 붉은 색 계통을 많이 선호했으며,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는 녹색(Green), 희망과 신뢰감을 주는 청색(Blue)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색채상표가 늘어난 것은 색깔의 조화를 통해 상표 친밀감을 높일 수 있고 제품의 특성을 잘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특허청은 설명했다.
또 코카콜라 병, 켄터키프라이드치킨의 할아버지 모습처럼 3차원적 입체상표 출원도 비교적 건수는 적지만 꾸준히 애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 관계자는 “상표에 그림이나 색깔, 입체형상으로 디자인하는 경우 차별성이 있어 상표 등록받기가 한결 수월하지만, 자칫 해당상품의 용도나 대상을 직접 표현할 경우 차별성이 약화되어 등록받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상표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면서 “소리, 냄새, 맛, 감촉 등의 상표가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