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교사라는 말이 있다. 이는 1960년대 중국 문화대혁명 때 마오쩌둥[毛澤東]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는 말로 타산지석(他山之石)과 비슷한 뜻을 가지나, 그보다 의미가 더욱 직설적인 의미를 가지는 말이다. 마오쩌둥은 부정적인 것을 보고 이를 교훈삼아 긍정적으로 개선할 때, 그 부정적인 것을 ‘반면교사(反面敎師)’라고 했다.
즉, 이는 혁명에 부정적인 요소가 되지만 반면에 이로 인해 혁명에 교훈이 되는 집단이나 개인을 일컫는 말이었다. 차기정부의 중소기업정책은 현 정부의 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아 정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현 정부정책 반면교사 삼아야

최근 한국중소기업학회는 약 2000여개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정책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그 결과, 현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해 응답자의 74.3%가 ‘잘못했다’고 평가했으며 ‘별로 못했다’가 52.4%, ‘매우 못했다’가 21.9%로 부정적인 평가가 긍정적인 평가를 압도한 것으로 나탔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대-중기 상생협력’, ‘혁신형 중기 발굴 육성’, ‘중소기업 간 경쟁도입’ 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설문조사결과는 현 정부의 중소기업정책이 전반적으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볼 수 있다.
즉, 정부의 인위적인 ‘대-중기 상생협력’은 이미 협력관계에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관계를 거북하게 만들 수 있으며 시장원리에 의해 서로 최적의 관계를 찾아가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관계개선 프로세스를 방해해 엉망으로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혁신형 중기 발굴 육성’정책은 정부가 혁신형 중소기업을 선정해서 육성한다는 정책이므로 소위 ‘레몬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다분히 존재한다. 즉, 좋지 않은 기업이 선정됨으로써 진정한 혁신형 기업이 선정되지 못하거나 또는 지원받을 기회를 얻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진정한 혁신형 기업이 정부 정책에 참여를 포기하는 ‘역 선택(adverse selection)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즉, 이러한 정부의 정책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레샴의 법칙을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중소기업 간 경쟁도입’정책은 이미 시장에서 최상의 제품경쟁력을 가지고 시장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업에 경쟁도입이라는 명목으로 시장의 경쟁구도를 깨트릴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다.
짧게 요약하면 현 정부의 대표적 중소기업 정책은 시장원리에 반하는 것이라 할 수 있고 이를 반면교사로 한다면 차기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은 시장원리에 부합하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즉, 정부의 정책은 중소기업 경영자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중소기업학회의 조사에 의하면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은 우리나라가 ‘기업하기 좋지 않은 환경’이라고 보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말하면 현 정부의 중소기업정책은 시장 친화적이 아니었다는 말이 된다.

정부 주도 아닌 기업 주도로

차기 정부에 요구하는 정책 과제는 정부주도의 경영지도적 정책보다는 기업주도의 시장경제적 정책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예를들어 고유가와 환율하락으로 경영여건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수출중소기업을 위해서는 환율로 인한 손실발생 가능성을 위해 외환보험제도의 확대와 유가인하를 위해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특별소비세의 인하 등을 통한 유가안정이 필요할 것이다.
제조업과 지식서비스업체 및 혁신형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연구개발 지원확대를 위한 정책자금과 세제완화, 도소매업체들을 위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과 같은 시장경제적 정책과, 중소기업 지원금융을 위해서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 전담은행 설립과 중소기업을 지속적인 기업으로 이끌기 위한 상속세완화와 중소기업 차세대 CEO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 프로그램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친화적인 정책이 자칫하면 대기업에 유리한 정책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데 차기정부는 주의해야 할 것이다.

최문수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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