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펜심이 LED 중앙을 통과하도록 특수 설계돼 어두운 곳에서도 별도의 조명 없이 손쉽게 필기가 가능한 ‘반디펜’.
지난 1994년 개발돼 어두운 곳에서 일하는 경찰이나 군인, 산업현장에서 인기를 끌고 96년 제24회 제네바 국제발명전시회 은상과 제11회 미국 발명전시회 금상을 받는 등 전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반디펜의 개발자인 길라씨엔아이(주) 김동환 대표가 그동안 기술개발과 회사경영에 매진해 오며 겪은 생생한 체험담을 책으로 엮어 냈다.
‘정부가 신뢰를 잃으면 국민은 심장이 멈춘다’(길라씨엔아이 刊)가 바로 그 책.
그는 신기술 인증을 받으면 공공 공사설계에 반영한다는 ‘건설기술관리법’, 신제품인증을 받으면 정부 구매금의 20% 의무구매 해준다는 ‘산업기술혁신촉진법’ 등 정부의 신기술 지원법만을 철석같이 믿고 10여년 동안 수백억원의 재산과 시간, 노력 등 자신의 모든 것을 투자했다.
책은 지난 2001년 오랜 각고 끝에 성능과 디자인 등 여러 면에서 뛰어나 도로표지병 설치목적에 부합하는 신기술 제품 ‘반디 표지병’을 개발했지만, 정작 정부가 신기술(제품)을 우선 구매해주겠다는 법을 지키지 않아 그충격으로 건강을 잃고 회사는 파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고난의 과정을 있는 그대로 풀어내고 있다.
그는 신기술 지원법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나서는 순간부터 망하는 길로 접어드는 것이라며 “망해 놓고 기술개발 하라”고 외친다.
저자는 이같은 현상이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구매 담당 공무원들의 안일한 근무방식, 복지부동한 자세 때문에 일어나고 있음을 지적한다. 같은 처지에 있는 중소기업들의 신기술과 기술혁신 제품 1천여개가 사장되고 있다는 것.
특히 저자는 신기술 지원법이 제대로 지켜지는지를 감시해야 하는 감사원, 감사원을 통제해야 하는 정부가 손을 놓고 있어 참다못해 책을 펴냈다고 털어놨다.
대한민국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신기술과 얼마 남지 않은 이 나라 기술자들이 더 이상 홀대받아서는 안 되고, 이 땅을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주장이 책을 가득 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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