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외환 및 경제 위기로 인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영방식에 근원적인 변혁이 요구됐다.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과거의 경영환경과는 달리 새롭게 등장한 경영환경은 기업들의 생존을 위해 전반적인 혁신이 필요하게 됐다. 작금에 있어서 우리나라 정부 및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변화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 볼수 있다.
첫째, 외국인 투자 자유화, M&A 시장의 육성, 차입 경영 축소 및 투명한 파산관련 법률 작동을 통해 시장경제 원리가 실행될 수 있는 경쟁환경의 조성이다.
둘째, 국제회계 기준 도입, 결합재무제표 작성, 상호 지급 보증 개선, 독립적인 감사 강화 및 기업 공시 제도의 강화를 통한 기업 지배구조 혁신이다. 그리고 셋째로, 정리해고 제한규정 완화, 근로자 파견제 입법 추진 등을 통한 노동 시장 유연성 확보를 위해 관련 법규의 제정 및 변경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된 환경은 우리 기업들에게 그 동안 익숙해져 있던 관행들을 버리고 소위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라는 미국식 경영과 유사한 방식을 채택해야 하는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경쟁환경의 조성, 기업 지배구조의 개선,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 등 신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국내 기업의 경영방식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절대적 우위의 경영방식이란 있을 수 없으며, 환경변화에 따라 경영방식을 변화·개발시켜 나가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겠다.

환경급변 생존위한 혁신 필요
그러나 기업경영에 있어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취해야 하는 경우와 전통적인 한국적 경영방식을 수정해 강화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연결재무제표, 사외이사제, 기업공시제도 강화, 생산방식의 유연성 확보, 인적자원 관리, 조직관리 등등 기업활동 내역 중 어느 만큼을 스탠더드화 해 나갈 것이며 어느 부분은 한국적인 특수성을 살릴 것인지가 급진전하는 세계화를 직면하고 있는 우리 기업가들이 심사숙고해야 할 과제라고 판단된다.
신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서 국내 기업의 경영자들에게 요구되는 리더십 스타일은 과연 어떤 것일까?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것인가?
최근의 연구에서는 성공적인 기업의 경영자들로부터 아래와 같은 네가지 공통적인 리더십의 특성을 도출하고 있다.
첫째로, 방향설정자이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리더는 미래의 외부환경 중 어디에 목표를 정하고 기업의 에너지를 집중시킬 것인가를 선택한다. 성공적인 방향설정자가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조직의 진정한 발전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자 리더십이 변화 방향타
둘째로, 변화주도자이다. 이러한 형태의 리더는 기업의 인적자원, 물적자원, 설비 등과 같은 내부환경에 대한 변화를 촉진시켜 미래의 비전을 실현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성공적인 변화주도자가 되기 위해는 기업 외부에서의 변화를 예측하고, 그 변화가 조직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며, 변화의 시급성과 우선순위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로, 대변자이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리더는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나아가 기업의 비전을 전파하는 비전 전파자가 돼야 한다. 성공적인 대변자가 되기 위해서는 타 조직과 협상자가 돼야 하며, 외부 네트워크를 구축해 회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 자원, 외부 지지, 정보 등을 획득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자의 비전은 적절한 매체와 내용을 통해 회사의 장래에 무엇이 가치와 의미가 있는지 전달돼야 한다.
넷째로, 코치이다. 이 리더는 팀 구축자로서 조직구성원 개개인에게 힘을 실어 주고 열정적으로 비전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리더는 비전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구성원의 열성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본보기가 되며 상담자의 역할을 해 줘야 한다. 그와 같은 예로서 2002년 월드컵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상세히 가르쳐 줌으로써 팀원들의 역량을 이끌어 낸 히딩크 감독을 들 수 있다. 효과적인 코치가 되기 위해서 리더는 현재 상황이 어떠하며, 비전의 의미가 무엇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를 구성원들에게 잘 알려 주도록 해야 한다.
리더는 또한 조직 내 개개인의 성공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을 존중하며, 신뢰를 구축하고, 그들의 학습과 성장을 도우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신을 개발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이상에서 본 네 가지 리더십 속성은 바로 비전을 가진 성공적인 리더의 역할을 제시한다. 이 네 가지는 다 같이 중요하며 어느 하나에 치중해 다른 것들을 간과한다면 성공적인 리더가 될 수 없다. 요컨데, 변혁의 시대에 성공적인 경영자는 비전의 바탕 위에 4가지 요건, 즉 방향설정자, 변화주도자, 대변자, 코치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명 호(한국외국어대학교 세계경영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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