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소재 차별화로 고가 틈새시장 개척해야
“저임금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급속히 장악하고 있는 중국기업과의 경쟁에서 국내 피혁의류 제조업체들이 살 길은 중저가 제품에서 탈피, 고가의 제품으로 승부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피혁의류 생산·수출업체로 지난 89년 창업한 (주)소야인터내셔날 송미숙 대표이사는 “전 세계 중저가 가죽의류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기업과의 경쟁은 이제 승산이 없으므로 고가의 고부가가치 틈새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을 비롯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급속한 성장으로 한때 전 세계 가죽의류제품 생산의 70%를 담당하며 국내 제조업체의 한 축을 담당했던 가죽의류산업이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며 관련 기업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에 대해 송 대표는 안타까워했다.
“가죽이란 소재가 이제는 울, 면 등과 같이 의류의 한 분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며 “과거와 달리 겨울철에만 소비되는 제품이 아니라 사시사철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양산업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송 대표는 말했다.
지금도 가죽의류제품은 이태리산 제품을 최고로 인정하듯 개별기업들이 디자인개발과 신소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정부차원에서 관련 기업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펼쳐나가면 명품 가죽의류제품 생산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송 대표는 확신했다.
대학 졸업 후 입사한 외국계회사에서 가죽의류 관련 수출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이 송 대표가 가죽의류사업을 하게 된 동기.
송 대표는 뛰어난 실무처리능력과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인정받아 회사 내에서 승승장구하며 단시간 내에 한국지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전공이 무역학이었던 탓에 송 대표 항상 자기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한참을 고민 끝에 안정적인 한국지점장이란 자리를 박차고 나온 송 대표는 가죽의류 생산·수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차려 본격적으로 사업일선에 뛰어들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외바이어들과 쌓은 인맥으로 인해 기업은 큰 어려움 없이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한창 잘 나갈 때는 연간 1천2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는 달라진다.
소야인터내셔날의 경우 전량 수출만 했기 때문에 해외바이어들과 접할 기회가 많아 정보에서 앞설 수 있었던 것이 크게 도움이 된 케이스.
송 대표는 바이어들로부터 조만간 비용을 절감하지 않으면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얘기를 자주 접하면서 1996년 남들보다 앞서 전격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당시 절반에 가까운 인력을 감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소야인터내셔날은 그 다음해 곧바로 찾아온 IMF 경제위기 속에서 수많은 피혁의류업체들이 부도를 내며 쓰러지는 가운데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송 대표가 가장 가슴 아픈 일로 기억하는 것 중 하나가 96년도 구조조정이지만 만약 그 당시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소야인터내셔날의 존립 자체를 보장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익은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송 대표는 직원들에 대한 배려도 남다르다. 업종의 특성상 겨울철이 가장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은 탓에 해마다 겨울이면 직원 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모두 초청해 스키장으로 휴가를 떠날 정도로 직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송 대표의 이 같은 배려로 소야인터내셔날에서는 많은 중소기업이 애로를 겪고 있는 직원들의 이직율이 거의 없다. 대부분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일 정도로개인적 사정이 없고서는 특별히 퇴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송 대표가 기업을 경영하면서 가장 중요시하는 경영철학은 ‘신뢰’.
납기준수 및 품질포장 등 고객과의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창립 당시부터 거래하던 대부분의 바이어들과 지금까지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송 대표가 얼마나 철저하게 약속을 지키며 신뢰를 쌓아왔는지를 알 수 있다.
5~6년 전부터 패션주얼리 및 옥외광고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송 대표는 소야인터내셔날을 세계 최고의 가죽의류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사업다각화로 기업의 양적인 성장도 도모하겠다며 새해 포부를 밝혔다.
여성경영자가 흔치 않던 시절에 창업을 해 여성기업가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송 대표는 오랫동안 여성경제인협회 임원으로서 여성경영자의 권익보호에도 앞장서 왔다.
문의 : 02-717-5004
사진=오명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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