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 1세부터 라마 9세의 통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왕궁 탐험
왕궁 안쪽에는 하누만, 또는 하누마트라고 불리는 하누만상 등. 여러 조형물들이 즐비하다. 북적거리는 인파와 화려한 건물이 뒤섞여 정신없는 관광이 되는 것이다.
여러 조형물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금탑. 프라 씨 랏따나 쩨디(Phra Si Rattana chedi)라고 하며 안에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정확하게는 갈비뼈)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건물의 조형물들은 한눈에 봐도 매우 정교하고 화려했는데, 전부 유리로 조각을 붙여 만들었으며 수입산이라고 한다.
금탑 바로 옆에는 에메랄드 사원으로 불리는 왓 프라케오(Wat phra Kaeo)가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 특유의 찬란한 금박과 형형색색의 타일, 그리고 거대한 규모로 인해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는데, 무엇보다 대웅전 안에는 태국의 국보 1호인 에메랄드 불상이 있다.
불상은 옥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1년에 세 차례(3월, 7월, 11월) 왕이 직접 불상의 옷을 갈아입힌다고 한다. 신발과 모자도 벗고 촬영은 금지된 곳이다. 천장 향해 올려 앉은 불상에 소원을 빌면 들어준다고 하니, 인산인해일 수밖에 없다.
이곳을 비껴 나오는 길목에서 차크리 궁전(Chakri Maha Prasat)을 거치게 된다. 왕궁 경비대가 있는데, 군인들의 복장이 다르다는 점이다.
초록색 군복은 의무군인이고 하얀색 군복은 직업군인이다. 이 나라의 군입대 방식도 독특하다. 전부 의무적이 아니라 제비뽑기를 통해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제비뽑기에 당첨되면 입대 전, 몇 개월 정도는 승려 생활을 거쳐야 한다는 점도 특이하다. 승려생활을 하게 되면 동네에서 잔치를 벌이게 되는데, 그만큼 집안의 영광이라는 것이다.
태국의 90% 이상의 불교인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사실 젊은이들이 군대를 가는 것을 선호하는 일은 아니란다.
열대지방에서 편하게 맨발이거나 슬리퍼로 지내던 사람들이 군화를 신고 의무생활을 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군대가기 싫어서 남자들이 트랜스젠더가 된다는 설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된다.
실제로 10대 때부터 자유로운 성생활을 즐기는 남성들에게 있어 군 생활은 많이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트랜스젠더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언급하기로 한다.
경비대 옆에는 사자상 비슷한 조형물이 있었는데, 아마도 이 나라 맥주 브랜드로도 유명한 싱하(Singha)라는 조형물일 듯하다. 입속의 자그마한 돌을 굴리는 만큼 여자를 거느릴 수 있단다.
바로 옆에도 두어군데 궁전이 있고 쓰임새는 각각 다르다. 한번쯤 가봐야 할 곳이지만 유명세만큼이나 사람 수 많고 조형물 많아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차가운 물이 꼭 필요한 곳이다.

차오프라야 강변을 따라 즐기는 방콕 유람
왕궁을 나와 도착한 곳은 차오프라야 강변을 거슬러 오르면서 물 옆에 집을 짓고 살아가는 빈민촌을 보는 일이다. 관광지인만큼 유람선 타는 입구에는 가판을 메우고 있는 상인이 많다. 왕궁을 설명해준 가이드는 망고와 바나나를 사주고 한 남자를 인사시켰는데, 그의 남편이라고 했다. 나이차가 많아서 정말 아름다운 사랑을 했는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그녀가 4번째 부인이었고 조만간 5번째 대학생 부인이 들어오기로 했다고 하니, 태국에서는 남성 천국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줄담배를 태우는 50대 초반의 남편은 제법 유명한 가이드로 인정받고 있나보다. 유럽쪽 가이드를 맡고 있다고 했는데, 한국어도 잘한다.
그러면 태국 남자들이 여성을 아내로 받아들이는 조건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돈이 좀 필요하다고 한다. 여자의 집에 한국 돈 200~300만원정도를 주어야 한다고. 돈만 있으면 부인은 원하는대로 가질 수 있는 곳. 법정 부인은 몇 명이나 되느냐고 물었지만 원하는 답은 얻지 못했다.
대신 간통죄가 성립되지 않은 나라이니 그것 또한 문제가 될 일도 아닌 것 같다. 그래도 태국에서는 결혼을 했다고 해도 아이가 없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아가씨’로 불린다는 것이다.
어쨌든 강변의 물색은 황색이었지만 보기와는 달리 오염과는 상관없다고 한다. 수로를 따라 가다보면 빈민가의 집들이 이어진다. 수상가옥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리고 사진에서 보았던 수상시장은 만족할 수 없었다.
한두척 정도의 상인들이 유람선 옆으로 잽싸게 다가와 바나나 등 열대과일을 팔기는 했지만 만족스러운 그림은 얻을 수가 없다. 이유는 전통 재래 수상시장은 지금 방콕에서도 담넌 사두악(Damneon Saduak)에 한군데 남아 있는데 그 거리가 이곳에서는 멀다는 점이다.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한 사원 앞에는 메기가 물속에 가득했다. 빵을 사서 주면 우르르 몰려드는데, 절대로 잡지 않은 메기 떼라는 것이다. 그 앞에 있는 사원은 전통 태국지압을 가르치는 곳이란다. 실제로 태국에서 받아본 전통지압은 가격이 무색할 정도로 완벽하게 펼쳐졌다.

또 한군데는 왓 아룬(Wat Arun)이라는 새벽사원이다. 그저 유람선에서 봐야 하는 사원이었지만 귀에 익숙한 사원임은 확실하다. 왓 아룬은 인도 새벽의 신 ‘아루나’의 이름에서 연유한 사원으로 짜오프라야 강변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조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원에 대해서 알려면 태국의 800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여러 왕조를 거슬러 오면서 톤부리 왕조때 탁신이 라오스를 정벌하고 되찾아 오면서 이곳에 도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도착한 시간이 새벽이어서 새벽 사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17세기경에 세워졌고 현재의 에머랄드 사원에 있는 불상을 모시고 있다가 말년에 미치광이가 된 왕을 몰아내고 새 왕조가 탄생하면서 강 너머 현재의 왕궁으로 천도한 것이라고 한다.
짜뚜짝 주말시장이나 담넌 사두악 수상시장(Damneon Saduak)을 못본 아쉬움을 남긴 채, 오후 시간은 파타야로 이동하게 된다. 파타야까지는 근 2시간이 소요되는 거리인데, 방콕을 기점으로 동쪽이라 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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