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만큼이나 거짓이 우리주위를 어지럽게 했던 일은 없었던 같다.
신정아 학력위조에서부터 삼성비자금 폭로, BBK사건 등 윤리적인 측면에서는 낙제 점수를 받은 부끄러운 한해였다.
하기야 도덕불감증에 감염된 우리는 이제 ‘들키지만 않으면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식의 사고가 만연돼 있으니 새삼 별스런 일도 아니다.
청빈을 최고의 가치로 살던 우리 목민관의 철학은 이제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유물로 전락한지 오래됐다고 개탄하는 정몽주 스타일의 성격을 갖은 어느 선배는 우리나라 대통령들의 윤리점수는 얼마나 될까에 대해 항상 열을 올린다.
단돈 일원도 받지 않겠다던 전직 대통령은 정말 한 푼도 받지 안했을까? 30여만 원 밖에 없다고 강짜를 부리는 전 대통령은 정말 그럴까? 북으로 올라간 많은 돈들은 사고 없이 잘 갔을까? 국민들은 그들이 말한 것을 그대로 믿을까? 하느님 앞에 그들은 얼마나 정직할까? 등등을 말하며 웃물이 그럴진대 무엇을 기대하느냐고 웅변을 하며 후배 자네는 나처럼 살지 말고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 식의 이방원처럼 살라고 한다.
맑은 물에 고기가 살지 못하듯이 곧은 사람 밑에는 생기는 게 없어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서 일해 먹기도 어렵고 또 윗사람도 별로로 생각해서 출세도 어렵다며 힘 있을 때 적당히 챙기고 위로 잘 올리고, 아래로, 전후좌우로 잘 분배 하는 것이 유능한 거라며 그래서 학교 공부는 사회에서 별로 써 먹을게 없다고 개탄을 한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맞는 말이라 동조를 하니 정직이 실종되고 거짓이 득세한 꼴이다.
최근 국내외 기업들은 윤리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는 장수기업의 기본 조건이 윤리경영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순간의 비윤리적인 행위로 미국과 일본의 거대 기업들이 파산에 직면한 사례들이 윤리경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는 OECD(경제협력기구),UN(국제연합)등 국제기구에서는 비윤리적인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규제하는 윤리라운드(Ethics Round)를 제정 강화하고 있다.
OECD는 1997년12월 OECD‘국제상거래뇌물방지협약’을 채택해 이를 위반한 기업에 대해서는 국제시장 진입자체를 차단하는 방안을 모색했고, ECOA(미국윤리임원협의회)는 ‘기업윤리 경영 표준안’을 제정했으며, 조만간 이를 ISO(국제표준화기구)에 추천해 세계표준으로 채택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적 추세로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윤리경영이란 내부적으로는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 활동을 포함하고 외부적으로는 환경과 사회에 대한 기업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친환경적 경영활동, 사회공헌활동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말한다.
겉과 속이 다른 경영, 보이지 않는 밀거래가 경영의 핵심키워드가 아닌 투명경영만이 선진기업, 장수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교훈을 분명히 알아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선진국의 일류기업에 비해 상당히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대기업 65.1, 중소기업 55.2) 우리나라 윤리경영 점수는 세계 10대 경제 강국에 진입한 우리의 경제력에 어울리지 않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장수기업의 불로초인 윤리경영이 탁상공론의 장식품이 아니길 바라는 것이 새해를 맞으며 기대하는 작은 소망이다.

조병무
대전북부소상공인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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