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라 음식의 제 맛을 알고 싶다면 그들의 방식대로 먹어봐야 한다. 일본요리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대표적인 요리 몇 가지만 알아보도록 하겠다.
일본요리의 대명사 사시미(생선회)의 역사는 약 200여 년 남짓하다. 무로마치 시대에 교통과 유통이 발달하면서 도시사람들도 신선한 생선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사시미는 간장과 고추냉이를 섞어서 찍어먹는 것이 아니라, 사시미에 고추냉이를 바른 후 다른 면에 간장을 찍는 것이 제대로다. 이는 고추냉이와 회 그리고 간장을 각각 맛보기 위함이다.
생선구이는 접시의 왼쪽부터 먹기 시작한다. 먼저 위쪽의 살을 먹고, 중앙의 뼈가 나오면 아래 부분의 살에서 뼈를 갈라서 떼어낸다. 뼈를 접시의 한쪽에 옮겨놓고 나머지 살을 먹으면 된다.
스시(생선초밥)는 원래 주방장이 손으로 만들어준 것을 손으로 먹는 것이 원칙이다. 촉감으로도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최근에는 대부분 젓가락을 사용하는데, 밥에는 간장을 묻히지 않고 회에만 살짝 찍어먹는다. 고추냉이가 맵다고 입을 벌려 ‘후’하고 부는 것은 매너가 아니다.
소바(국수)는 바로 삶아냈을 때가 가장 맛있다. 국수종류는 소리를 내어 먹어도 괜찮다. 가끔 국수 삶은 물을 손님에게 제공하기도 하는데, 국수를 찍어먹던지 다시마 국물과 섞어 차나 음료 대신 마셔도 된다.
한편 일본은 술을 마실 경우, 술잔에 술이 남아 있을 때 따라주는 것이 예의다. 손님의 잔이 3분의1 이하로 줄어들었는데 주인이 권하지 않으면 ‘자리를 끝내자’라는 의사 표시로 간주하기 때문에 수시로 권유한다. 건배시에는 잔을 눈 바로 밑까지 들어올려 ‘간빠이’라는 구호를 한 후 마신다. 술을 하지 못하더라도 건배는 하는 것이 예의이며, 입에 대는 시늉만 하면 된다. 특히 한국처럼 잔을 돌리지 않는다.
이쯤에서 일본의 식사 편을 마무리하면서 재미있는 얘기 하나할까 한다. 흔히 사용하는 은어 중에 ‘사바사바한다’는 말이 있다. 무엇을 부탁할 때 잘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을 뜻한다. 일본어로 ‘사바’는 고등어인데, 그런 의미가 붙여진 연유가 흥미롭다. 아주 옛날 일본이 굶주림에 시달리던 때, 누군가 관청에 일을 부탁하러 가면서 귀한 고등어를 선물로 준비했다고 한다. 즉 ‘사바가지고 관청에 간다’, ‘사바로 부탁을 한다’에서 그 의미가 유래했다는 설이다. 어디까지나 일설에 불과하지만, 아마도 이후 중요한 자리에서 고등어를 볼 때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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