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번씩 충주를 찾은지도 어언 2-3년에 이르고 있다.
사람과의 인연은 알 수 없게 다가온다. 충주는 빼어난 관광지가 있는 곳은 아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 온다기보다는 소풍 나오듯이 찾으면 좋을 곳이다.
탄금대, 중앙탑, 수안보, 월악산 미륵사지 등등. 그곳말고도 잔잔하게 찾을 곳들이 있다.
술 박물관, 와인터널, 5일 재래장터 등이다.
거기에 한군데 덧붙인다면 봉황리의 마애불과 능암온천단지다.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갔다 돌아오면서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탄산온천에서 건강을 다지고 오면 되는 것이다.

*중앙탑 공원과 술 박물관

충주에서 가장 내로라 하는 여행지는 중앙탑 공원(가금면 탑평리)을 꼽을 수 있다. 중앙탑은 따로 설명이 필요치 않다. 넓은 공원에는 조각들이 즐비하게 전시되어 있고, 호반이 어우러져 사철 모습이 괜찮다.
그곳에 술 박물관(043-855-7332)이 있다. 술에 관련된 정보와 체험거리가 있고 무엇보다 커피숍에서는 아름다운 중앙탑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운치가 그만이다. 이곳은 세계술문화박물관 리쿼리움이다. 27년 동안 주류회사에 몸담은 이종기 씨가 자비를 들여 만들어낸 박물관이다.
필자는 매달 이곳을 찾는다. 그 이유는 방송일 끝나고 그냥 돌아오는 아쉬움이 남아서인데, 그것보다는 이곳에 지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종기씨의 여동생을 만나 입수다를 떨기 위함이다. 통통한 몸에 인상좋은 그녀는 처음 만나면부터 친근해서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금방 내린 블랙커피 한잔 얻어 먹는 것도 이유이긴 하지만 말이다. 처음 이 박물관에 들러 술에 대한 설명을 받기를 원했다.
왜냐하면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와인이나 술에 대한 정보는 이제 기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로 박물관을 설명해주는 사람이 있는데, 그에게 되묻기를 여러번. 하지만, 술에 대한 정보는 단순히 몇 번 방문으로 내 것으로 만들기는 역부족인 듯하다.
어쨌든 이곳은 세계 110개국에서 수집한 1만점 이상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 입구는 몸을 반쯤 땅에 묻은 거대한 증류기가 지키고 있다.
19세기에 제작된 증류기로, 스코틀랜드 위스키 회사에서 사용되다 이천 씨그램 박물관 안에는 와인, 맥주, 위스키의 제조에 관련된 용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지중해에서 건져 올려 패각류의 흔적이 남아있는 암포라라는 와인항아리도 있고, 프랑스 와이너리에서 사용되던 브랜디 증류기도 있다. 흥미로운 전시물은 증류주관에 있는 위스키 오크통이다. 오크통 안에서 위스키가 숙성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오크통을 통통 두드리면 위스키향이 밀려온다. 오크통의 한 면에 작은 구멍을 뚫어놓아서, 그 구멍으로 나오는 향기다. 나름대로 괜찮은 박물관임에도 그다지 사람이 많지 않은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또한 이곳을 비껴 강너머 탄금대로 달려가는 길목에서 창동 마애불(가금면 창동리,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76호)을 한번쯤 찾아볼만하다. 마애불은 사유지인 듯한 언덕에 지어놓은 몇 개의 집을 지나쳐 강변으로 내려가서 거대한 암벽에 새겨져 있다.
오래전 이곳에도 나루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는데, 수로가 끊어진 현재 과거 누군가가 이렇게 바위돌에 새겨놓은 사람은 누구일까? 전설에는 신립 장군의 화상이라는 말이 전해온다. 이곳을 비껴 탄금대를 찾는 것은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충주 5일장과 사과

충주시내에 들어서면 유명한 장터가 있다. 예전에는 전국의 3대풍물시장 하나로 꼽힐 정도로 유명했다고 한다. 1960년대 우시장, 나무시장 등으로 형성된 전통을 이어오다가 70년대부터는 상설장으로 바뀌었다.
충주시내의 여래 재래장터중에서도 무학시장, 충의시장, 공설시장, 자유시장 4곳이 함께 몰려 옛 향기를 이어간다. 3년전쯤에 시장을 한곳에 모아 시설도 새롭게 했다.
특히 무학시장길은 다듬어진 느낌이 나지만 일사불란하게 정돈된 시장이 제법 볼만하다. 상설장 근처 하천변쪽으로 정기적으로 5일 풍물시장(5일, 10일)이 선다.
장날이면 500여정도가 넘는 난전이 펼쳐지는데, 아낙들은 근처에서 나오는 물건 등을 펼쳐놓고 손님들을 유치하기에 여념이 없다. 자주는 아니지만, 충주 가는 날과 장날이 겹친다면 찾곤 한다. 장터에서면 활력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 겨울 이 장날을 학수고대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얼마전에 이 장터에 들렀다가 사온 ‘김가루’와 ‘콩엿’이 너무 맛있었기 때문이다. 김가루는 가볍게 밥 비벼 먹기에 적절한 간이 배어 있었고 콩엿은 달지 않아 긴 겨울 간식으로 손색이 없었다.
거기에 사과를 사서 선물을 할 때는 방송작가가 소개해준 예슬이네(010-8759-2700, ysapple.kr)집을 해마다 찾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사과를 좋아하진 않지만 선물해준 후배가 극찬을 하기 때문이다. 햇살 잘 드는 언덕받이에 사과밭이 있는 것이 적효했던 것 같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주인 아주머니의 어눌하면서도 친절한 마음이 다시 찾게 하는 듯하다.

*사과 묵은지 와인터널 외 다른 여행지

충주시내에서 계명산 휴양림을 끼고 호반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도 괜찮다. 특히 충주호반길에서는 동량면 길을 따라 길이 끊어지는 곳까지 한갓지게 호반 드라이브를 나서도 좋다. 그 한갓진 길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사과 묵은지 와인터널(043-851-3630 www.winetn.kr 동량면 조동리)을 잠시 둘러봐도 괜찮다. 아직까지 주변이 정리 정돈되지 않아 어수선하고 딱히 볼거리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대신 새로운 관광지라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면 될 일. 이 와인터널은 대모천 마을에 위치한 폐터널을 활용한 것이다. 북선의 복선화로 이곳은 폐터널이 된 곳에 묵은지와 사과와인 숙성고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500여m 콘크리트 기차터널을 리모델링하여 사계절 14-15℃의 저온을 유지하는데, 안쪽에 들어가면 주안상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 외 월악산 미륵사지나 제천의 덕주사를 연계해도 된다. 또한 수안보 온천단지에서 온천욕도 일반적인 여행지라 할 수 있다.

*봉황리의 마애불과 탄산온천욕

충주를 벗어나면서 옛 국도를 따라 올라오는 것도 괜찮다. 왜냐하면 가금면 봉황리 주변에 나름대로 볼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봉황자연휴양림(043-842-5962, 충주시 가금면 봉황리)이 있고 가는 길목에 마애불상(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31호, 가금면 봉황리 내동마을)이 있다.
특히 이 마애불상은 한번쯤 찾아가면 좋을 곳이다. 최근에 새롭게 주차장을 내고 철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여전히 찾아오는 이는 적다. 내동사람들을 ‘해뜨는 고을의 산’이라 해서 ‘햇골산’이라고 부르는 야트막한 산 기슭 바위위에 아직도 입체감이 뚜렷해 보이는 마애불상들이 조성되어 있다. 이 마애불은 한국 불상 조각 가운데 매우 빠른 시기인 600년 무렵 삼국기에 조성된 것이란다. 또 한군데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능암온천단지다.
국내에서 몇 안되는 탄산온천 단지인데, 새로난 4차선 국도길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 문을 닫아 걸고 몇 개 안남은 채로 영업하고 있다. 여러 곳 중에서 능암온천랜드(043-844-2020)은 늦게 개장하고, 새로 리모델링을 했고, 여름철에만 노천탕을 개장하는 곳이지만 이 지역에서는 나름대로 시설이 나은 곳이다.
무엇보다 오색온천처럼 기포가 생기는 탄산온천탕이 크다는 점이다. 기포가 관절치료에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효험을 받았다는 믿기지 않은 이야기를 많이 전해준다. 비릿한 녹냄새가 왠지 건강에 좋을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여주 분기점에서 중앙 내륙고속도로-충주 나들목으로 나가 충주장, 충주댐을 거쳐 와인터널방면으로 나와 중앙탑과 술 박물관을 거쳐 38번 국도따라 오는 것이 최단 동선이긴 하지만 굳이 정할 필요는 없다.

■추천 별미집
앙성온천단지 주변이나 목계교 주변에는 두서군데 민물고기 전문점들이 자리잡고 있다. 중앙탑 주변에서는 중앙탑(043-842-3756), 나루터식당 등이 오리요리로 소문나 있다. 충주호반 길에는 제법 멋진 전원카페들이 이어지는데, 그중 동량면쪽에 가면 민들레(043-851-2754)라는 곳이 토속적이고 운치있지만 음식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수안보온천에는 향나무식당(043-846-2813, 한식)은 비지찌개가 아주 맛이 좋고, 대장군향토음식(043-846-1757, 꿩요리 전문)은 분위기와 음식 맛이 빼어나다.

■숙박 정보
봉황산 휴양림(043-850-5334), 계명산 휴양림(043-850-5334) 산막이나 도로변에 있는 모텔을 이용. 또는 수안보 온천단지쪽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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