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첨단산업 반도체.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일류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반도체 관련 부품과 소재 기업 또한 일등을 달리고 있다.
충남 논산시에 위치한 (주)한국반도체소재(대표 정상옥)는 국내 반도체 소재산업의 최첨병을 자처하고 있는 업체. EMC용 구상실리카를 전문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일본, 미국을 비롯한 극히 일부국가에서 개발한 ‘구상 실리카’를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인 경우다.
‘각상 실리카’의 단점을 보완한 이 제품은 실리카의 고순도화, 형상제어, 구상화 및 표면개질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다.
지난 2000년부터 꾸준한 산·학·연 공동연구를 펼친 이 회사는 반도체 주위를 밀봉하는 주변소재인 EMC에 첨가되는 구상실리카 개발에 성공한 것.
EMC(Epoxy Molding Compound)는 에폭시 수지에 실리카 미분체를 85% 이상 충진하고 10여종의 첨가제를 배합, 가공한 반도체 칩 밀봉재료다. 에폭시 수지가 갖는 뛰어난 내습성 및 절연성으로 반도체 소자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지만 에폭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무기질 충진제인 실리카의 필요성이 커지게 됐다.
특히 EMC에 사용되는 실리카는 불순물이 적은 99.8%의 고순도가 요구되고 입자 형성을 제어, 충진율과 유동성 확보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실리카의 형상이 둥근 원형이어야 하고 천연 실리카의 파쇄, 분급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각상 실리카와는 다른 개발 노하우가 필요한 것이다.
“구상 실리카는 2000℃의 열로 실리카를 완전히 녹인 후 순간 냉각을 통해 만들어야 합니다. 제조설비가 다른 것은 물론 기술력도 현저하게 차이가 나며 열역학, 유체역학, 재료역학 등 온갖 기술 및 제조설비가 동원돼야 합니다.”
그러나 이 회사는 관련기술이 전무한 국내 현실에서 기술개발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우선 관련기술에 대한 자료수집에서부터 선진기술 자료수집, 공정개발, 랩 테스트를 거쳐 파일롯 플랜트를 설치해 제조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이러한 과정중 국내외 관련 기술지도사들로부터 세부적인 연구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조언을 받았다.
‘각상 실리카’를 순간적으로 녹여 다시 냉각해야하는 ‘구상 실리카’는 녹이는 방법과 온도, 냉각 방법과 온도의 적절한 조합이 필수적이라 공냉식의 경우 공기의 양과 기류의 속도, 가스 배출 등 일련의 공정을 하나의 라인으로 연결하는 연계공정 확립 또한 커다란 과제였다.
“고운 구상을 만들기 위해 가열 온도를 높이면 실리카 입자 상호간 융착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반대로 온도를 낮추면 원하는 구를 얻을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화염조건 및 분사조건을 적절히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변수들로 구성된 수 십 개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원료공급, 용융, 냉각, 수송 등 여러 공정이 일체화 돼 있어야 하며 운전조건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으면 원하는 제품이 나오기가 어렵다.
“국내 구상실리카 시장규모는 3∼4만톤 수준입니다. 국산화를 통해 얻는 수입대체효과도 크지만 일본에 대해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장점입니다.”
한국반도체의 구상 실리카 개발은 이러한 흐름을 읽고 과감한 투자 결과 이뤄낸 성과로 남다른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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