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찾는 행정으로 ‘현장애로 뿌리뽑기’ 주력
중소기업계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 원자재가격 급등과 수급불안, 환율급등, 고유가, 물가상승 등 대내외적 경제여건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는 최근 원자재가격 급등에 따라 납품단가 반영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납품중단이라는 마지막 수단으로 절박함을 호소하고 있다. 새정부 신임 중소기업청장으로 취임한 홍석우 청장에게 실타래처럼 얽힌 중소기업계의 문제를 짚어본다.

- 새정부 중소기업청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소감은 어떠신지요.
우리경제의 핵심근간인 300만 중소기업의 지원정책을 총괄하는 제 10대 중소기업청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돼 개인적으로 매우 기쁘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상공부 시절부터 약 28년동안 산업정책 분야에서 근무를 해왔으며, 특히 부산·울산 지방중소기업청장과 대구·경북 지방중소기업청장을 역임해 중기청 근무경력을 가진 첫 중기청장이라는데 중소기업계의 기대가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중소기업이 살아야 한국경제가 살아난다는 대통령 말씀처럼 300만 중소기업이 한국경제를 살리는 핵심주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중기청 전 직원들과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청장님께서는 취임하시자 마자 현장행정을 기치로 중소기업을 방문해 화제가 됐습니다. 중소기업 현장방문을 통해 느끼신 소감과 각오를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원자재가격 급등과 환율상승 등 과거 어느 때보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생각하면 요즘 하루하루가 전쟁과 같은 비상시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임 직후 한달동안 중소기업을 찾아가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관부처와 해결책을 강구하고 대기업을 만나 상생협력을 당부하며 정책대안을 모색하는 등 바쁘게 보냈습니다. 앞으로 대규모 ‘현장애로 대책단’을 가동해 현장 곳곳에 산재해 있는 걸림돌들을 뿌리채 뽑아낼 수 있도록 ‘중소기업 도우미’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습니다.
- 최근 중소기업은 원자재 가격상승과 수급불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에 대한 실상은 어떠합니까.
원자재 대란은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되고 있습니다만, 수요증가 및 공급불안에 기인하는 수급불균형, 달러약세로 인한 투기자본의 원자재시장 유입을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소제조업의 원자재 구매가격은 2006년말 대비 평균 36.5%나 상승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고철 46.6%, 선철 46.9%, 골재 40.2%, 구리 44.3% 등 중소기업이 부담하기에는 버거울 정도로 상승폭이 큽니다. 이와 같이 원자재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납품단가에 반영되지 않아 중소기업은 채산성 악화 등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마저 1천원대로 대폭 상승해 중소기업계의 시름을 더 짙게 만들고 있습니다.
- 중기청에서는 중소기업계가 겪고 있는 원자재대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요.
중기청은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여건을 조성하고자 상반기 중 원자재 구매자금 1천750억원을 조기 집행하고 자금소진 시 추가 조성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또한 ‘뉴매뉴팩처링’운동을 전개, 중소기업의 생산성 제고를 통한 원가절감을 촉진해 원자재 가격상승분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계의 애로와 요구를 파악해 정부 각 부처별로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원자재가격의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할 생각입니다. 이외에도 제도적 해결이 어려운 부문은 중소기업과 고통분담 차원에서 대기업과 상생협력을 적극 유도하고 있습니다.
-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은 이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이에 대한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제조업체의 59%는 샌드위치형 거래구조를 갖고 있다는데 근본적 어려움이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으로부터 원자재를 공급받아 부품을 만들어 대기업에 다시 납품하는 거래가 일반적입니다. 이에 따라 대기업으로부터 공급받는 원자재가격이 급등해도 납품단가에는 반영되지 않게 됩니다.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하겠습니다.
- 청장님께서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에 대해 거듭 말씀하셨는데, 이에 대한 추진 경과와 향후 추진방향, 효과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원자재가격에 대한 납품단가 연동제는 작년 6월 중소기업계가 제안해 우리 청에서 적극 검토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추진방안을 작년 12월에 보고했고 공정거래위원회에 도입을 요구했습니다. 공정위에서는 현재 제도도입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중기청은 4월 중에 공정위를 중심으로 관계부처,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T/F팀을 구성해 구체적 반영방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또한 법적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하도급법 개정을 올 6월 임시국회 상정을 목표로 추진해 국회에 통과시켜 9월말 전후 시행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납품단가 연동제가 법제화되면 납품단가 인상부담을 발주기업과 수급기업이 나눠 부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청장님께서는 ‘중소기업 현장애로 대책단’을 발족했다고 하셨는데, 어떤 일을 하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새정부는 중소기업의 현장애로를 실질적으로 해소해 중소기업들의 경영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본청에서는 총 160명, 3개 팀으로 구성된 ‘중소기업 현장애로 대책단’을 이달 14일 이미 발족했습니다. 총괄기획팀, 애로해소팀, 현장기동반으로 구성된 대책단은 개혁마인드를 가진 민간전문가인 경기대 김익식 교수를 단장으로 임명해 민간주도 방식으로 운영된다는데 특징이 있습니다. 전국의 지방청에 설치된 ‘현장기동반’에서 직접 중소기업 생산현장을 방문, 애로를 발굴하거나 온라인상의 ‘(가칭)현장애로신고센터’를 통해 신고된 현장애로를 본부의 ‘애로해소팀’에서 심층 분석하고 각계의 의견수렴과 관계부처의 협의 등을 통해 다각적으로 해결합니다. 이를 통해 중기청은 중소기업이 실제로 해결을 원하는 ‘현장애로 뿌리뽑기’를 선도적으로 추진해 ‘중소기업 친화적 경영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 우리나라 창업환경은 세계 110위라고 하는데, 현재 우리의 열악한 창업환경과 이에 대한 개선대책을 말씀해주십시요.
세계은행 2008년도 보고서에 우리나라 창업환경은 세계 110위로 나와 있습니다. 실제로 법인창업의 경우 정관을 비롯해 37종의 서류를 구비해 평균 8개 기관 이상의 방문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비용도 자본금 1.6억원 기준으로 300만원 정도가 듭니다. 중기청은 이와 같은 열악한 창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온라인 법인설립 시스템을 구축해 창업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창업비용도 줄일 생각입니다. 또한 최저자본제를 폐지하고, 1인 회사나 소규모 주식회사의 감사선임 의무, 유사상호 사용금지 등의 규제를 완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10단계 법인설립 절차가 6단계로 줄어들고 기간도 17일에서 12일로 단축되는 등 우리의 창업환경 순위도 세계 10위권으로 향상될 것입니다.
- 대형마트의 확산 등으로 재래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은.
올해 재래시장 지원정책은 많은 고객들이 다가설 수 있도록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것입니다. 먼저 재래시장이란 명칭을 ‘전통시장’으로 바꿔 낙후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문화와 전통, 테마가 연계된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장의 이미지를 개선할 계획입니다. 지방시장은 관광형 시장으로 개발하고 도심지 시장은 젊은이들이 즐겨 찾을 수 있도록 테마형 문화공간 시장으로 육성할 것입니다. 전화주문으로 안방까지 배달될 수 있는 택배시스템을 구축하고, 재래시장과 인근상권을 묶어 상권전체를 개발하는 ‘지역상권개발제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1시장 1주차장’ 확보를 위해 향후 5년간 350개 주차장 건립을 지원해 주차장 보급률을 작년 43%에서 2012년에는 70%로 확대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우리경제의 풀뿌리인 275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준비된 창업과 안정적 경영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안정적 경영활동과 창업촉진을 위해 하반기 정책자금 1천200억원을 조기에 집행하고 2조8천억원의 보증지원도 차질없이 추진하겠습니다. 컨설팅 전문가를 활용해 2천200명의 자영업자에 대한 컨설팅 지원을 실시하고 성공가능성이 높은 준비된 창업을 위해 5단계 패키지형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1천명을 교육시킬 것입니다. 이와 함께 전국의 62개 소상공인지원센터의 245명 상담사를 활용해 창업 및 경영정보를 제공하고, 원활한 상담과 효율적인 교육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기획취재팀·사진=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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