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FTA에서 초래된 촛불 시위는 대외여건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길 기대한다. 이러한 시위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깨우쳐야 하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촛불 시위의 진행과 정부의 대처과정을 보면서, “훌륭한 기업 CEO는 훌륭한 국가 지도자가 될 수 있는가”라는 화두를 잡게 된다. 지난 6월 9일 대통령의 동정에 관한 한 신문의 보도를 보면, “내가 경영과 행정은 알았는데 정치를 몰랐다. 열심히 하고 정직하면 되는 줄 알았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번 기회에 훌륭한 기업 CEO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중소기업인들도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변화는 세상살이의 기본이므로, 훌륭한 기업경영도 시대에 따라 변화할 수밖에 없다. 모든 학문이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화해 온 것에 비춰 보면, 기업경영의 변화는 당연한 것이다.
기업경영의 발전하는 과정을 분석하는 대표적인 시각을 보면,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는 토지가 아니라 자본이 가장 중요한 기업경영의 요소였다.
그 이후, 노동운동이 조직화되면서 공장기계에 종업원이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고객의 중요성이 인지되며 ‘고객만족’이 중요한 요소로 추가된다. 최근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환경이 추가돼 지속경영, 윤리경영이 강조되고 있다.

조직구성·인사는 기업경영 요체

기업의 훌륭한 CEO는 이러한 다원적 책임이란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효과적인 조직은 적합한 인적 구성을 통해 이뤄진다.
조직목표 달성의 성패는 각 개인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적절한 인물을 배치하고 육성하는 CEO의 리더쉽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경영자의 의사결정 중 사람에 관한 결정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그래서 조직의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경영학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의 인사원칙을 응용해 보면, 훌륭한 기업 CEO는 인사에서 최소한 다음 세 가지의 불변의 진리를 명심해야 한다.
첫째, 기업 CEO 보다, 출세하는 사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출세하는 사람을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그로 인해 인사를 보면, 기업 CEO가 어떤 사람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출세하는 사람들을 따라 하려고 하므로, 아첨꾼이 출세를 하면 조직 구성원들에는 아첨꾼이 넘쳐 날 것이다.

中企서 훌륭한 CEO 많이 나와야

반면 그 자리에 적절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출세를 하면, 조직 구성원은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훌륭한 기업 CEO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둘째, 많은 기업 CEO들의 실수는 인사과정의 비밀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사 과정의 비밀은 반드시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셋째, 지위가 바뀌면, 과거와 다른 행동, 다른 관점, 그리고 다른 인간관계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위가 달라지면, 마땅히 다른 행동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훌륭한 기업 CEO는 적절한 사람을 선발하는 데 무엇보다도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지위가 바뀌면 그에 걸 맞는 사람으로 바뀔 수 있어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훌륭한 기업 CEO는 기업을 넘어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문제는 훌륭한 기업 CEO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훌륭한 기업 CEO가 되더라도, 정치가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적다. 해가 갈수록, 국회에는 다양한 사회의 전문성이 포용될 수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 보다 법조인, 시민단체의 비중이 너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우려스럽다.
한국경제의 실핏줄이라 할 수 있는 중소기업 CEO 중에서 훌륭한 CEO가 많이 배출될 수 있길 기대한다. 이러한 CEO들은 국가도 경영할 수 있다.

이종욱
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서울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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