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거시경제 지표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올해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 내외에서 4.7%로 내리고, 취업자 증가수도 35만명에서 20만명 내외로 수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가 등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상승세가 확대돼 4.5% 내외까지 올라갈 것으로 정부는 예측했다.
정부는 지난 3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6% 내외,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3% 내외, 경상수지 적자는 70억달러 내외, 취업자 증가수는 35만명 내외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기획재정부 임종룡 경제정책국장은 “원유·곡물·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올해 성장률·물가·경상수지 등 거시경제지표를 재조정했다”며 “3월 제시한 수치는 정부의 목표치였고, 이번 발표한 수치는 현실을 반영한 전망치”라고 설명했다.
이는 목표치 달성을 위해 무리한 정책보다는 유가·선진국 경제침체·금융시장 불안 등의 악재로 어려워진 경제현실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는 그러나 내년에는 유가 급등세가 진정되고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여 성장잠재력 확충 노력을 계속하면 국내 경제도 정상적인 성장궤도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한국은행과 민간 경제연구소도 잇따라 올해 하반기 경제지표 전망치를 내놨다.
한국은행은 연간 경제성장률을 4.6% 정도로 보고, 하반기에는 당초 전망했던 4.4%보다 훨씬 낮은 3.9%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2008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고유가에 따른 실질소득 증가세 둔화, 기업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소비·투자 심리가 더욱 위축돼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하반기 5.2%)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은 당초 30만명에서 11만명 줄어든 19만명에 머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내수가 부진한 상태인데다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중소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김재천 한은 조사국장은 “원유공급이 늘어나기 어렵고 투기자금이 쉽게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128달러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5.6%까지 오르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 등 원자재 값이 크게 오른 데다 내수경기 활력도 지속적으로 약화하면서 실물경제가 위축되는 가운데 물가불안이 고조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소기업연구원도 상반기에는 수출 호조에 따라 5%대 초반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내수둔화, 물가상승에 따른 기업의 채산성 악화 및 작년 하반기의 높은 성장에 따른 반락효과 등으로 4.0%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한국개발연구원 4.1%, 삼성경제연구소 3.9%, 현대경제연구원 3.8%, LG경제연구원 4.7% 등으로 예상치를 내놔 민간 경제연구소가 정부·한국은행에 비해 대체로 하반기 경제를 더욱 비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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