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유가 폭등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석소비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산유국의 정정불안과 미 달러화의 약세가 겹치면서 발생한 이번 유가 폭등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에 어두운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1인당 석유 소비량이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의 입장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유가 폭등사태를 진정시킬 근본적인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석유의 매장량은 한정되어 있는 반면 소비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유가인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것이다.
최근 정부는 단기적 처방이라는 일부의 비난에 불구하고 여러 가지 지원정책들을 제시했으나, 정부조차도 이러한 정책들이 임시적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급격한 유가인상으로 사회가 받을 충격을 완화하기위해 단기적인 세제조정이나 유가보조금등도 필요할 수는 있다. 우선은 정부가 여러 가지 정책적 요소를 활용하여 기업이나 개인들이 느낄 1차적 충격을 줄여줄 필요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고유가시대에 효과적으로 적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번 화물연대의 파업에서도 보았듯이 유가보조금이나 세제조정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우리의 의사에 무관하게 발생한 유가인상으로 일방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 또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유가인상에 따른 파급효과로 운송료 및 중소기업의 납품단가가 인상되고, 이로 인해 대기업의 원가가 상승하며, 결국 소비자의 비용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인정해야 할 때인 것이다. 물론 공공부문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정부의 투자로 인상을 억제할 필요는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고유가로 인한 파급효과를 인식하고 그에 따른 충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 공통의 과제인 것이다.
첫째 유가에 민감한 물류산업의 구조를 시급히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화물운송을 포함한 각종 물류체계가 복잡한 단계를 거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을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에너지소비 대비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에너지의 생산성이 OECD 국가들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소득 수준에 비해 자원소비의 양과 효율성 측면에서 취약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우리나라는 자원위기상황에서 가장 충격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셋째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의 자원 확보와 병행하여 에너지 대체 방안의 확립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아직은 에너지의 효율성이 낮아 석유를 당장 대체할 수는 없으나 무한의 청정에너지인 태양에너지에 대한 기술투자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또한 지금 대체 에너지로서 제시되고 있는 바이오연료나 태양열, 풍력에너지 조차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대체에너지라는 한계를 고려한다면 원자력은 좋은 대안 중의 하나로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신을 줄이고 더 안전한 기술개발에 주력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으로 보인다.
이러한 대책을 시행함에 있어 정부가 나서서 강제로 정책을 수행하는 방식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기 마련이므로, 국민 스스로의 인식을 바로 잡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지금 거론되고 있는 자동차 5부제와 같은 인위적인 방법보다는 고유가로 인해 자동차가 자연스럽게 억제되도록 하며 에너지 효율이 높은 운전이 되도록 유도 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인 것이다.
고유가는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옳은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은 어떻게 고유가시대를 막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고유가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김경수
카이로제닉스 대표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