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무릇 물건이나 서비스를 값싸고 질 좋게 만들어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이윤을 많이 남겨 주주들에게 높은 배당을 해주어야 하는 본래적인 책임을 갖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고용과 소득이 창출되고, 세금을 많이 납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현실은 이러한 1차적 책임도 수행치 못하고, 쓰러지는 기업이 수두룩하다. 단기적 경쟁력 확보가 다급한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여기에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까지 덧붙인다니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세계화 시대에 글로벌 기업의 일원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윤추구는 물론, 정도경영·환경경영·사회공헌과 같은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에 들어섰다.

기업, 사회적 책임 충실히 이행해야

CSR은 전 세계의 기업이 따라야 할 글로벌스탠드의 하나로, 기업경영의 핵심요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사회적 책임경영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 까닭은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CSR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세계적 표준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코피 아난 전 UN사무총장이 저개발국의 사회문제 해결에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했었다. 이를 계기로 만들어진 UN Global Compact(UNGC)에 올 9월 말 현재 약 5천개 기업이 가입해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2009년에 ISO 26000(사회적 책임의 자발적 국제표준)을 제정할 예정이다. CSR의 이행여부가 무역장벽의 하나로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
또한 투자가, 소비자, NGO, 종업원 등 이해관계자들이 ‘삶의 질’과 ‘환경문제의 개선’, ‘인권존중’ 등에 기업의 책임있는 행동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최근 ‘저탄소 녹색성장’이 회자되면서 우리 사회에서도 환경경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사회적 책임투자(SRI)펀드가 급성장하면서 CSR 활동을 소홀히 하는 기업은 투자가들로부터 외면을 당할 염려도 커지게 되었다. 더구나 글로벌기업들은 자기 회사의 CSR 기준을 중소부품기업에게도 확대 적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최근의 흐름에 비추어 우리의 중소기업들도 기업실정에 알맞은 CSR 경영체제를 시급히 구축해야만 하겠다. CSR을 기업의 사회나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일방적인 공헌이 아니라, 기업의 장래가치를 높이고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준법경영부터 철저히

중소기업의 CSR 경영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CEO의 CSR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실천의지가 있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둘째로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아야 하겠다. 우선 준법경영과 투명경영에 1차적 목표를 맞추고, 개별 기업의 처지와 업종의 성격에 토대를 두고 활동영역을 선택해야 될 것이다. 그리고 CSR 활동은 ‘기업성과’와 ‘사회적 기여’의 조화이기 때문에, 실천가능한 일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셋째로, 추진조직을 회사실정에 맞추어 설치하고, 단계적으로 전사적 CSR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임직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CSR을 기업경영에 체화(?化)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소기업을 위한 CSR 경영포럼 등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중소기업청을 비롯한 유관기관의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개별기업 차원에서만 추진할 것이 아니라 각종 협업조직이나 이업종교류회, 동일 단지 내의 기업들과 연계하여 추진체계를 형성하는 것도 현실적이라 생각된다.
아무튼 이러한 중소기업의 CSR 경영이 성공을 거둠으로써 존경받고, 사랑 받는 글로벌 중소기업이 많이 출현되길 학수고대하는 바이다. 끝으로 우리 사회 전체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선진화되어야 기업의 CSR 활동도 그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두고 싶다.
No CSR, No Future(좋은 기업만이 미래가 있다).

최 용 호
경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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