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사장이 되셨나요?
A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했다. 가난하게 자란 데다가 결혼 할 때 처가로부터 ‘앞이 보이지 않는 청년’으로 낙인 찍힌 일도 있었다. 돈이 없다는 이유로. 그래서 돈 원수를 갚으려고 사업을 시작했다.
B는 자기 마음대로 재량권을 발휘하고 싶어서 사장이 되었다. 20여년간의 직장 생활 동안 상사라는 사람들로부터 하도 많이 견제를 당했기 때문에 자기의 독창성과 추진력이 죽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장이 된 것이다
C는 사업이 아니라 음악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그 큰 사업을 누구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까워 문중(門中)이 다 들고 일어나 그에게 아버지의 사업을 계승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D는 평생 남을 돕고 살자는 것이 삶의 목표였다. 그는 샐러리맨 시절에도 월급의 상당 부분을 떼내어 불우한 사람을 도왔다. 그러나 월급 가지고 누구를 돕는다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남을 돕기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10여명 안팎의 사원을 거느린 중소기업 CEO도 사업을 시작한 데는 다 나름대로의 뜻도 있고 꿈도 있다.

아직도 사업가는 반도둑놈?
‘대한민국의 사업가는 5명 가운데 1명이 분식 회계를 하고 있다’.
만약 외국 신문기자나 경제 전문가나, 특히 요즘 남의 나라 신용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신용평가회사가 이따위 소리를 했다면, 아마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달려나가고 싶은 사람이 하나둘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기업의 20%는 분식회계를 하고 있다’는 기막힌 소리는 외국이 아닌 대한민국의 검찰이 공개적으로 한 이야기이다. 미국의 엔론이라는 회사가 분식회계를 한 여파로 한 때 미국 증권시장 요동을 친 일이 불과 얼마 전 일인데, 그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터진 것이다. SK사건이다.
물론 우리나라 증권시장도 요동을 쳤다. 그리고 분식회계 커녕은 내라는 세금 같은 것을 단 한 푼도 깎아 본 일이 없고, 정부가 시키는대로 곧이곧대로 사업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CEO는 분노하고 있다.
가능하면 진실하지 않게, 가능하면 투명하지 않게, 가능하면 내부거래를 하고, 가능하면 상호지급 보증을 하는 등… 가능하면 범죄적 수법을 동원해야 돈을 버는 것이구나, 새삼스레 스스로를 어리석게 보기 시작했다는 중소기업의 CEO도 많이 만났다. ‘사업가는 반은 도둑놈이다’ 소리를 다시 듣게 되었으니 치가 떨린다는 CEO도 있다.

정말 믿어도 될까요?
아직도 이 나라에선 기업은, 특히 대기업은 불투명 부조리의 상징이고, 권력유착의 앞잡이며 황제경영의 모범업소로 평가되기도 한다.
선진사회라고 하는 것은 기업이 잘 되고, 잘 된 기업이 세상을 바꾸는 상황을 가리키는 것이다. 기업이 사회를 바꾸고 그 시대 사람을 바꾸고 결국은 세상을 바꾼다. 그런 기업이 좋은 기업이다.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주려는 기업인의 욕망이야 말로 기업을 움직이는 원동력이고, 돈을 벌어 사원들과 나누는 것이 기업이 존재하는 핵심사상이다.
필자는 아마 1천 번은 더 이런 주장을 폈으며 이 칼럼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한 것으로 안다. 그리고 실제로 성장의 꿈에 불타는 중소기업의 대부분이 이 시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해서 애쓰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분식회계로 떼돈을 버는 사람들에게는 비웃음거리가 되더라도 이 나라 중소기업의 CEO가 가야 할 길임에는 변함이 없다.
‘개가 짖어도 해는 뜨고 닭이 우는 날 밤에도 달은 뜬다’ 는 중국 속담을 기억하라. 20%의 기업이 분식회계를 한다 해도, 좋은 사회를 만들려는 기업가들의 꿈에 의해, 그 도도한 흐름에 의해 20%는 머지 않아 15%. 10%로 줄어들 것임을 우리는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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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드림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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