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7년만에 총액한도대출을 2.5조원으로 늘리고 5년만에 통화안정증권 중도환매를 통해 7천억원의 자금을 시중에 푸는 등 유동성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은 23일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기존의 6조5천억원에서 9조원으로 2조5천억원 증액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은은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 같이 결정하고, 11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금융기관별 한도는 1조5천억원에서 4조원으로 늘리고 한은 지역본부별 한도는 4조9천억원, 유보한도는 1천억원으로 종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한은은 이번에 증액되는 금융기관별 한도 2조5천억원 중 1조5천억원은 기존의 지원대상 자금 실적을 고려해 즉시 배정하고 나머지 1조원은 지원이 긴급한 부문에 대한 금융기관의 자금운용 실적을 반영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원대상 기관에 환헤지 상품인 키코에 가입했다가 손실을 봐 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의 지원실적도 포함키로 해 이들 업체에 우선적으로 자금이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금통위는 기업구매자금대출, 전자방식 외 상매출채권담보대출, 무역금융으로 한정돼 있던 총액한도대출 지원대상에 ‘한국은행 총재가 정하는 금융기관 자금운용 실적’을 포함, 탄력적으로 운용키로 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2003년 3월 이후 통화안정증권 중도환매를 통해 7천억원의 자금을 공급했고 이에 앞서 21일에는 25억달러에 대한 3개월물 스와프 경쟁입찰을 실시해 약 15억달러를 시중에 풀었다.
한은은 연말까지 스와프시장 공개입찰을 통해 300억달러 정도의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며 이외에도 은행채, 환매조건부채권(RP)의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기준금리도 10월에 이미 0.25%를 인하했고 향후에 금리를 추가적으로 더 낮출 것을 내비추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한국은행이 총액한도대출을 확대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환영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글로벌 신용경색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고 키코피해 기업의 흑자도산이 이어지는 시점에서 내려진 이번 조치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는 동시에 관련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대출확대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지원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도록 일선 금융창구에서 대출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며 금융불안이 실물경제로 더 이상 미치지 않도록 신용보증기관에 대한 재원확충 등의 신속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금통위는 발표문에서 최근 내수부진, 금융기관 리스크 관리강화 등으로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금융시장의 불안 지속 가능성, 경기둔화 전망 등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총액한도대출 확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확대한 것은 9. 11 테러가 발생했던 지난 2001년 10월 이후 7년만에 처음이다.
총액한도대출 규모는 2001년 10월 11조6천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02년 10월 9조6천억원, 2007년 1월 8조원, 2007년 7월 6조5천억원 등으로 계속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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