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fun)은 유머, 장난, 재미라는 뜻의 단어다. 요즘은 가정이든 학교든 기업이든 ‘펀’을 접목한 방식이 주목을 끄는데,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복잡한 세상에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경쟁에 치이다 보면 자연스레 웃음과 재미에서 멀어진다. 그런데 그럴수록 사람들은 더욱 웃음을 원하며, 학자들은 웃음의 중요성을 앞 다투어 강조한다.
유머 경영 혹은 펀 경영(fun management)이란 유머 감각이 있거나 잘 웃는 종업원이 일을 더 잘하고, 그런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이 결국 기업의 매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영이다. 한마디로 펀 경영의 핵심은 웃음과 재미를 통해 즐겁고 신나는 직장을 만들자는 데 있다.
즐겁고 재미있게 일을 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선행돼야 한다. 먼저 그 조직 내의 모든 구성원이 즐거워야 한다. 사장이 즐거워야 하고, 종업원이 즐거워야 하며, 고객까지도 즐거워야 한다. 다르게 말해 사장이 즐거우면 종업원이 즐겁고, 종업원이 즐겁고 재미가 있으면 일의 능률도 오르고 결국 고객이 마음을 열어 경영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논리다. 펀 경영의 대명사로 거론되는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뿐 아니라 국내 유수의 기업들도 앞 다투어 펀 경영을 도입하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 사례로는 삼성중공업이 있다. 이 회사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일터 만들기 프로젝트인 GWP(Great Work Place)를 펼쳐 ‘Pride(자부심), Trust(신뢰), Fun(즐거움)’이라는 희망 실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1등 회사의 1등 사원은 바로 당신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종업원들이 회사에 자부심을 가지게 유도한다.
또 다른 예로 미래에셋증권은 TV 프로그램을 모방한 ‘칭찬합시다’라는 사내 제도를 운영한다. 칭찬을 통한 인정과 격려를 통해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유도하자는 취지다. 이 회사는 매주 주인공 한 명을 선정해 격려함으로써 큰 조직 속에 묻혀버릴 수 있는 종업원의 선행과 미담 등을 모두가 공유한다.
일반 직장인들은 펀 경영을 어떻게 생각할까? 대체로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신바람 나는 직장을 만드는 펀 경영 도입에 긍정적이다. 일하는 분위기가 좋아지고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재미있게 일하는 조직은 생산성이 높고, 상품의 고객 제공 가치 측면에서도 재미가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는 등 이제 기업 경영에서 펀 경영은 새로운 키워드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 내 15퍼센트의 사기 증진은 생산과 소비에서 40퍼센트의 향상을 가져온다고 한다. 특히 웃음과 재미는 예산, 장소 등의 물리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파급 효과가 가장 크다. 이러한 웃음의 높은 파급 효과는 마케팅 성공을 위한 확실한 무기로, 전 분야에 걸쳐 펀 마케팅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바이러스로서 펀 경영은 이제 산업 전반에 스며들고 있다. 단순히 ‘음식은 맛있으면 되고 제품은 성능이 우수하면 된다’는 식의 발상은 옛말이고, 음식이든 옷이든 가전제품이든 심지어는 판매하는 매장에서까지도 ‘재미와 즐거움’이 있어야 고객들의 관심을 끄는 시대가 되었다.
이른바 ‘펀 마케팅’은 모든 산업에서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즐거움을 줌으로써 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마케팅 기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동기부여 전문가로 유명한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성공의 85퍼센트는 인간관계에 달렸고, 훌륭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핵심은 웃음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펀 경영의 전도사로 잘 알려져 있는 재미동포 컨설턴트 진수 테리도 ‘펀 경영은 말 그대로 신나게(Fun), 독창적으로(Unique), 보살펴라(Nurturing)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했다.
사장의 웃음이 종업원을 즐겁게 하고, 종업원이 재미있게 일해야 고객이 마음을 연다는 말은 이제 자연스러운 사회 현상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웃으면 복이 오고 고객도 온다.

조태현
가촌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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