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촉발된 실물경제 침체가 산업단지공단 입주 중소기업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반월·시화공단, 남동공단, 부천 금형업체 집적단지의 중소기업들은 자금조달이 막히고 환율급등으로 원부자재 구입과 시설투자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창 일할 오후 2시에 조업을 멈추고 생산라인은 텅 비는 것이 요즘 다반사가 되고 있었다. 채산성을 맞추지 못해 공장을 내놓아도 제대로 매각조차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여파는 반월·시화공단 입주업체들에게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었다. 매출급감과 함께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려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들며 오후 2시에서 4시면 많은 업체들이 일손을 놓고 퇴근해 한창 일해야 할 시간에 공장이 텅텅비기 일쑤라고 하소연한다.
“8월 이후 매출액이 급감하고 원자재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나 환율이 급등해 원부자재 조달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공장을 돌리기 위한 운전자금인데 은행은 한달 반째 요지부동입니다”
문구류를 생산하며 연 매출액 약 35억원 정도를 올리며 10여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는 한 업체는 공장 라인 반 정도를 놀리고 있었다. 이 업체는 올 8월 이전까지는 매월 약 2억8천만원 정도의 매출액을 지속적으로 올렸으나 8월 이후에는 1억8천~2억원 정도로 뚝 떨어지고 월 12억원 정도였던 재고수준도 현재는 18억원 정도로 급증한 상태.
신용등급이 낮은 이 영세업체는 월 이자율이 12~14%에 이르러 부담이 만만치 않지만 요즘은 이 금리에도 은행들이 운전자금을 대출해주지 않아 어려움은 날로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업체 대표는 “정부에서 중소기업에 자금을 몇 조원을 지원하느니 하며 매일 언론에 쏟아내고 있지만 우리 같은 영세업체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며 “매월 일정한 매출액을 유지하고 안정적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는 경우 비록 부동산 등의 담보력이 없다 하더라도 기계설비나 유동자산을 담보로 인정, 최소한의 운전자금 만이라도 대출을 해줘 공장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월공단에서 20년째 표면처리업을 하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현재 가동율이 10%도 안된다며 현재 4개 라인 중 1개 라인만을 겨우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침체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데도 대기업은 원가에도 못미치는 납품단가를 요구하고 있어 운영비 조차 못건지고 있는 업체가 한두 군데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현지에서 아웃소싱을 하고 있어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기업들은 여러 업체에 발주를 해놓고 업체간 과당경쟁을 시켜 가격이 더 낮은 곳과 거래를 하고 있어 영세한 소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출혈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연간 매출액 250억원 정도를 올리고 있는 한 염색업체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매 일반.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로 이 업체는 매출액이 약 30% 정도 줄어들고 있다며, 최근 40억~50억원의 자금을 들여 설비투자를 공격적으로 했으나 급등한 환율로 비용부담이 20% 이상 늘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당초 1천원대에 들여오기로 한 원·달러 환율이 최근 1천300원 대까지 급격하게 올랐기 때문. 이 같은 환율급등은 매월 6억~7억원씩 수입해오는 원부자재 구매에도 큰 부담을 느끼게 하고 있다고 이 업체 대표는 밝혔다.
“정부가 10월서부터 최근까지 1.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하고 몇 십조원을 지원해주겠다고 하면 무엇 합니까. 기존 대출업체의 금리는 그대로 유지되고 영세한 업체들은 대출받기 조차 어려운 실정인데. 정부 지원대책이 현장에서 즉각 실행돼 신규대출, 금리인하, 만기연장 등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신규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금융위기 여파로 짙게 드리워져 가고 있는 실물경기 침체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꿋꿋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 대표들이 내던지는 한마디 말에서 향후 나가야 할 정부 지원정책의 방향을 읽는다.

■사진설명 :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실물경제 침체가 가속화 됨에 따라 중소기업의 가동률이 뚝 떨어지고 있다. 사진은 조업을 중단한 한 중소기업체 생산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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