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많이 차가워지고 있다. 봄철의 나비 축제를 빼고는 딱히 볼거리 없는 함평여행.
여행은 비껴가는 것이 매력적일 수도 있다.
일교차 큰 이 계절, 따뜻한 해수찜에 몸을 담구면서 그저 지는 해 바라보는 여행.
욕심없이 함평으로 여행을 떠나본다.

돌머리 해변에서 여정을 시작해 보는 것이다. 함평읍 석성리 석두마을에 자리하고 있는 돌머리해수욕장. 행정지명의 석두(石頭)는 순 우리말 돌머리에서 바뀌게 된 것이다. 우리말로 된 마을 이름을 한자어로 쓰다보니 석두가 되어 버린 곳이다.
깨끗한 바닷물과 넓은 백사장이 수천평의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한적한 해변. 함평만은 아직까지 파괴되지 않은 갯벌이 있는 자연학습장이다. 여름철이 지나면서 바닷가는 다시 한적해진다. 피서객들이 빠져나간 바닷가에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한갓지게 여행하는 여행객들과 먹거리를 찾아 헤매는 갈매기떼, 그리고 갯벌에 빠져 나오지 못하는 빈 배가 있을 뿐이다. 썰렁한 바닷가를 보기 위해 찾아온 이는 그만큼 드물다. 그래서 나만의 시간을 갖기에는 더욱 좋은 때이기도 하다.
한참을 해수욕장에서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면서 천천히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나오는 것이다. 주포로 이어지는 해안길. 얼마가지 않아 만나는 신설포. 그곳에 기산도예장이 있다. 시간 많고 도자기 체험이 관심이 있다면 잠시 발길을 돌려 체험을 해도 좋다.
곧추 직진하면 주포 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멀지 않은 손불면 궁산리 일대는 해수찜이 기다리고 있다. 함평해수찜은 1800년대부터 민간요법으로 널리 이용돼 온 해수탕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바닷가 옆으로 3개의 해수찜업소가 영업하고 있다. 겉모습은 보기만 해도 안타까울 정도로 낙후돼 있다. 요새 유행하는 번듯한 해수탕을 기대했다가는 큰 낭패다.
예전 사람들은 움푹 파인 돌 위에 바닷물이 들어오면 나무를 챙겨들고 찾아와 불을 지피고 해수찜을 즐겼단다. 그 수많은 바닷가 중에서 왜 이곳이 해수찜의 명소가 됐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이곳의 유래는 깊다.
세종실록지의 도자기 가마를 이용한 한증법을 계승 발전시킨 것. 지금 그 자리에 건물을 올려놓았지만 예전 파인 돌 모양을 그대로 재현했다. 가족탕, 단체탕 등이 만들어져 있는데 단지 서너사람이 들어가 앉을 정도로 좁은 사각진 탕일 뿐이다. 물속에 앉아도 허리에 찰 정도로 밑바닥이 낮다.
사람들이 찾아오면 주인들은 부산하기만 하다. 커다란 아궁이에 유황성분이 있다는 돌을 굽는다. 특히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돌은 다른 지역의 해수찜에 사용되는 돌과는 달리 유황과 알칼리 장석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산성암맥이다. 이 돌은 함평지역의 특산물로 불에 구우면 서로 엉겨붙을 정도로 유황성분이 많다고 한다.
이렇게 가열된 돌은 알칼리염을 생성해 살균작용과 피부질환 및 신경통과 당뇨의 예방,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벌겋게 달아오른 돌을 해수탕속에 집어 넣으면 뽀얀 연기로 가득 찬다. 물은 돌 온도에 의해서 80도를 웃는다. 쑥, 삼못초같은 약초를 탕에 넣어 약용효과도 높힌다. 이 데워진 물로 찜질을 하는 방식이다. 옷은 입고 하는데 열이 식을 때까지는 탕 주변에 모여 몸에 바르면서 찜질을 즐긴다. 신경통, 산후통, 관절염, 피부염 등 만성질환 치료에 특효가 있다고 해서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든다.
쪾주변볼거리 : 안악해수욕장까지 연계해도 괜찮다. 안악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낙조도 멋지다.
쪾찾아가는 길 : 서해안 고속도로 이용해 함평IC-23호선 이용-주포주유소에서 편도 1차 군도 1호선을 따라 가면 돌머리 해변가. 대중교통은 함평공용터미널에서 신흥행 군내버스 이용.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며 20분 소요 된다.
쪾추천 맛집 : 함평은 예로부터 육회가 맛있기로 소문난 지역. 함평장(2일, 7일)을 가리켜 ‘함평 큰소장’이라고도 부른다. 이것은 함평의 우시장이 크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곳은 옛 장터. 화랑식당(323-6677), 목포식당(322-2764), 대흥식당(322-3953)이 있다. 지역주민들이 추천해준 시내 횟집은 청청수산(322-3735)가 있다. 돌머리 주변에서는 주포횟집(322-9331)이나 해수찜에서도 간단한 식사가 가능하며 주변에도 횟집이 있다.
쪾숙박 : 돌머리 주변으로는 기쁨이 가득한 곳(323-4856), 돌머리해안민박(323-9876), 돌머리예쁜집민박(011-9604-9321)등을 비롯 여럿 있다. 해수찜 집에서도 숙박이 가능하다. 함평 읍내에는 호텔 샹젤리제(324-3702)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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