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외 교역조건이 사상최악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들어 이라크전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수입단가가 상승, 교역조건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2년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대비 0.5% 하락한 95(2000년=100)를 기록,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88년 이후 14년래 최저치로 내려갔다.
또 작년 4·4분기 순상품교역조건지수도 전분기보다 0.9% 하락한 90.7로 분기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표시한 것으로 낮을수록 교역여건이 좋지않다는 뜻이다. 교역조건지수는 2001년 3·4분기(92.8)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작년 1·4분기 102.2를 기록했으나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 2·4분기(96), 3·4분기(91.5), 4·4분기(90.7)로 이어지며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교역조건이 악화된 것은 수출단가(전년대비 -4.4% 하락)가 수입단가(-3.8%)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한데 따른 것이다.
수출단가는 주력품목인 반도체(-18.5%)와 정보통신기기(-8.1%)를 중심으로 중화학제품(-5.1%)의 하락세가 이어진데다 경공업제품(-1.5%) 가격도 내려가면서 수출단가지수가 88년 이후 최저치인 83.1(전년대비 4.4% 하락)을 나타냈다.
작년 4·4분기(82.6)는 분기기준으로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입단가는 전반적으로 원자재(-4.3%)와 자본재(-5.0%)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 전년대비 3.8%(수입단가지수 87.5) 하락에 그쳤으며 특히 4·4분기(91.1) 이후 원유 등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이처럼 교역조건이 악화됐지만 지난해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나 교역조건으로 악화된 무역손실을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출물량 증가율은 13.3%로 전년(0.7%)보다 크게 올라 전반적으로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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