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없는 기업은 미래도 없다

“No Innovation, No Future(혁신 없는 기업은 미래도 없다)”
LS전선의 모든 임직원의 명함에 새겨져 있는 문구다. 이것을 제안한 사람은 구자열 부회장이다. 2004년 1월, LG그룹에서 분리된 LS전선 대표이사 부회장에 취임한 그는 혁신 없는 기업은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인식 때문에 명함에 그러한 문구를 새겨 넣고 혁신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그는 전선회사는 굴뚝산업이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혁신경영을 단행했는데 최대 걸림돌은 보수적인 조직문화였다.
무엇보다도 현실에 안주하려는 직원들이 변화를 두려워했다. 구 부회장은 사업다각화와 글로벌화라는 사업전략을 배수의 진으로 짜놓고 보수적인 기업문화에 대한 대대적 수리에 들어갔다. 2005년, 구 부회장은 진로산업(현재 JS전선)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그의 결정은 임직원들의 심한 반대에 부딪쳤다.
경영이 어려워서 회사정리 절차를 밟고 있는 부실기업 진로산업을 잘못 인수하면 오히려 LS가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직관을 믿는 구 부회장은 진로산업을 살려낼 용기가 없는 것 아니냐고 질타하면서 810억 원에 진로산업을 인수했다. 그는 원료에서부터 현장작업, 수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일일이 체크하며 올인했다. 그는 결국 1년 만에 경영을 정상화 시키는데 성공했고 회사정리 절차에서도 졸업시켰다.
드디어 LS전선은 2006년 3천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선박용 케이블 시장에서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구자열 부회장의 과감하고 도전적인 경영스타일과 혁신적 리더십은 보수적이라고 소문난 LS전선의 조직 문화를 확 바꾸어 놓았다. 임직원들은 밑에서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창의성과 열정이 무엇인지를 알기 시작했고 점차 활력이 샘솟는 자율적인 조직이 됐다. 그들은 사업다각화와 국제화를 더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나설 만큼 변화를 수용했다. 베트남 제2공장의 경우 구 부회장보다 임직원들이 먼저 나서서 진출 의사를 타진해서 이뤄진 해외 사업이다.
직원들은 경제발전에 올인하고 있는 베트남에서 전력과 통신용 전선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공장 하나를 더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또 임직원들은 인도진출도 건의했다. 브릭스 시대를 맞이해서 인도시장의 잠재력을 그들이 간파한 것이다. 구 부회장은 임직원들의 건의가 타당성이 있다고 받아들였다. 무엇보다도 구 부회장의 리더십을 빛나게 한 사건은 2008년 6월에 이뤄진 ‘수페리어 에식스(Superior Essex)’의 인수다.
수페리어 에식스는 북미 최대 전선회사이자 세계 1위의 권선(마그넷와이어, 가전제품·변압기·각종 모터에 사용되는 코일 형태의 구리 전선) 제조업체로서 2007년 2조7천819억 원의 매출과 1천19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세계 10위권의 전선 제조업체. 그는 수페리어 에식스의 인수를 직접 진두지휘해서 수페리어 에식스 주식 전량(1천983만주)을 주당 45달러에 인수하는데 성공해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주식공개매수 방식으로 기업을 인수한 첫 사례가 됐다. 이로서 LS전선은 3위 전선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구 부회장은 꾸준히 성공해온 혁신경영의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이제는 기술력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맹자에 나오는 ‘유수불영과불행(流水不盈科不行)’이라는 말을 인용한다.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 한다’는 뜻으로 기업에 있어서 품질은 건너뛰거나 무시하고 지나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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