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술이 약한 사람이라도 같이 마시는 것이 에티켓이다. 문제는 중국의 술 문화인데, 그들의 페이스에 고스란히 휘말리기 쉽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중국식 건배는 단번에 들이마셔서 잔의 밑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연회일 경우에는 알코올 도수와 상관없이 계속 건배를 한다. 뿐만 아니라 맥주에 공부가주 또는 소흥주를 섞어 마시기까지 하니 그들의 술 문화가 어떠한지는 짐작이 갈 것이다.
예전에는 따라주는 술을 거절하거나 차 또는 주스로 건배하는 것을 결례로 여겼다. 그러나 요즘은 쒜이이(隨意:내 뜻에 따르겠다) 혹은 쒜이삐엔(隨便:내 편의에 따르겠다)이라고 하면서 건배는 하되 나눠 마셔도 실례는 아니다. 또한 술을 아예 입에 못 대는 체질이라면 다른 음료로 대신해 건배를 해도 괜찮다.
한편 술에 자신이 없으면 반드시 잔의 밑을 보이지 않아도 된다. 술에 취해 잘못 행동하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술 먹고 주정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없다. 사회주의의 영향이다.
한국의 비즈니스맨이 현지에서 술 거절을 못하고 만취해 결국 비즈니스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연회장에서 술을 마실 때 중국사람은 반드시 그 자리의 의의를 길게 연설한다. 이 또한 사회주의 영향이다. 특히 연설에서 빠지지 않는 말은 ‘바쁘신 중에 찾아 주셔서 열렬히 환영합니다’, ‘관심과 지지를 표시해 주셔서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는 ‘쌍방의 공동 노력하에, 상호 호혜평등에 기초해서…’와 같은 표현들이다. 처음 중국 연회에 가면 ‘중국인들은 참 말도 유창하게 잘 한다’라고 생각되지만, 몇 번만 돌아다녀 보면 내용이 천편일률적이란 것을 알게 된다.
지루한 연설이 끝나면 중국인들은 반드시 ‘웨일러’, 즉 ‘위해’ 라는 토를 붙이며 간뻬이(乾杯)를 제의한다. ‘회사의 발전을 위해’, ‘올해도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중·한 공동 번영을 위해…’ 등이 주 내용이다. 주의할 점은 그 같은 ‘웨일러’가 연회를 통해 몇 번이나 반복 또 반복된다는 사실이다.
만일 모르는 누군가가 ‘조금 전에 중·한 공동 번영을 위해는 조금 전에 했는데요?’ 라고 말한다면 중국인은 ‘그렇다면…, 이번엔 한·중을 위해’ 라고 능청스럽게 다시 건배를 제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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