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으로 위약효과(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라는 것이 있다. 독은 아니지만 약도 아닌 증류수나 생리 식염수 등을 약으로 속여 환자에게 투여하면 실제로 약을 투여한 것과 같거나 혹은 그 이상의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사람에게는 직관적, 감정적으로 믿으면 그 기대대로 변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이와 유사한 것이 바로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다. 신화에 나오는 젊은 조각가인 피그말리온은 외모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어 사랑에는 체념한 채 조각에만 심혈을 기울이다가 자신이 만든 여인의 나체상을 사랑하게 됐고, 이 여인상을 아내로 맞이하게 해 달라고 간절히 빌었다. 그러자 그의 사랑에 감동한 신이 조각상을 사람으로 변하게 했고 그와 결혼하게 했다.

기대·칭찬은 변화를 일으키는 힘
이러한 신화에 따라 피그말리온은 가능성이 없는 것이라도 마음속에서 할 수 있다고 믿고 행동하면 그 기대가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때 자주 인용된다.
실제로 피그말리온 효과라 명명된 것은 로젠탈과 제이콥슨이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을 통해서였다. 이 두 명의 미국인 교육학자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실시한 후, 실제점수와는 상관없이 몇몇 학생들을 뽑아 지적능력이 높은 학생들이라고 교사들에게 거짓정보를 주었다. 그러자 얼마 후 다시 실시한 지능검사에서 이 때 뽑힌 학생들의 평균점수가 실제로 높아졌다. 교사들이 지적능력이 우수한 학생들이라고 생각되는 학생들에게 기대를 갖고 관심을 보여주고 칭찬했기 때문에 해당 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능력까지 향상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기대와 칭찬은 사람들에게 능력을 부여하고 변화를 일으키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관리자와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능력을 발휘하기 기대하면서도 칭찬에 인색할 뿐 아니라 채찍과 감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직원들의 실력을 의심하기도 하고, 그들이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때때로 인식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대우는 직원들에게 실제 능력보다 낮은 성과를 내게 할 뿐 회사 차원에서 도움이 되지 못한다.

믿음에 대한 기다림 필요
기업에서는 핵심인재 몇몇이 기업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조직의 혁신을 좌우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직원들도 각각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들 중에서 핵심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인사관리는 바로 이러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100%, 나아가 120%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美 포천(Fortune)誌가 매년 실시하는 가장 존경 받는 기업(Most Admired Companies) 리스트에 항상 등장하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바로 피그말리온 효과를 잘 이용하는 대표적인 회사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직원들을 존중하는 것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사업전략을 구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직원들이다. “직원들 스스로 만족하고 열심히 일할 수 있다면, 자연히 고객들에게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대표가 직접 밝힐 정도로 모든 직원들을 존중하고 섬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회사 분위기 덕분에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꾸준히 이익을 창출할 뿐 아니라, 가장 존경 받는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인재들이 선호하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직원들의 능력을 인정하고 칭찬해 주며 긍정적인 기대를 심어주는 것은 중요하다. 단, 칭찬의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믿음에 대한 기다림이 필요하다.
단기간에 어떤 기대효과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하고 다그칠 것이 아니라, 믿음을 갖고 지속적으로 기대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2003년에는 핵심인재에게는 더 높은 목표를 심어주고, 일반직원들에게도 기대와 칭찬을 아끼지 말자. 간혹 능력이 부족한 사원이라 하더라도 노력하는 태도로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면 노력지능을 발휘할 수 있다.
불안과 불황이 가중될수록 피그말리온 효과가 가져오는 긍정적인 성과물이 기업에 예상보다 훨씬 크고 귀중한 선물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를 인사관리의 기초로 삼아 여러 직원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김귀진(HRkorea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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