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미국 달러 때문이다”

미국발(發) 금융위기를 놓고 그 원인과 해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 중 미국의 변호사 엘렌 H. 브라운이 쓴 ‘달러’(AK 펴냄)는 현재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을 ‘사악하고 기이한 화폐’인 미국 달러의 존재, 그 자체에 돌리는 책이다.
우리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경기의 불가피한 순환이나 정부의 통화정책, 또는 환율정책에 따른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 모든 것이 통화와 금융 시스템을 통제하는 민간 국제은행가들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며 이들이 뒤에서 이런 짓을 저지르면서 세계의 모든 부를 자신들의 주머니에 쓸어 담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 사람들을 ‘빚더미에 빠뜨린 속임수의 거미줄’의 끝에도 역시 달러를 발행하는 민간 은행가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미국의 연방준비은행(FRB)이 정부 기구가 아닌 민간기구라는 점을 강조한다. 즉 미국의 달러는 정부가 발행하는 것이 아니며 지폐와 주화를 합한 미국의 실물통화는 미국 통화량의 3%에 그칠 뿐 나머지 97%는 대출이라는 형태로 은행이 만든, 컴퓨터 화면 상의 입력 자료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미국 정부는 돈이 필요하면 FRB에 이자를 내고 돈을 빌리며 연방정부는 FRB로부터 빌리는 돈의 이자를 납세자에게서 걷고자 연방 소득세를 물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2007년 1월 현재 8조 6천790억 달러에 달하는 연방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만으로도 곧 납세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것이며 이자조차 내지 못하면 부채를 기반으로 한 FRB의 달러 시스템은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이 민간이 맘대로 발행하는 화폐 때문이라는 관점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간단하다. 미국 초기의 헌법이 명시한 대로 화폐발행권을 정부와, 정부가 대표하는 국민에게로 되돌리면 연방정부의 부채는 갚을 수 있고 소득세는 폐지될 수 있으며 이 모든 것은 긴축정책 시행이나 인플레이션 없이도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이재황 옮김. 716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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