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판로·수출 등 경영악화 심각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와 중소기업연구원(원장 최홍건)은 지난달 2일부터 이달 5일까지 152개 업체 현장을 방문하고 1천253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인력·판로·수출·벤처·소상공인 6개 부문을 설문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은 전부문에 걸쳐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어려움은 올 하반기까지 지속, 내년에도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정부의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금융
중소기업의 78%가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지적했고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이유로 56.9%가 금융권의 대출 곤란, 33.2%가 판매대금 회수곤란을 꼽았다. 자금난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복수응답)으로는 외상대금 지급 지연(76.6%),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대출곤란(35.1%), 임금지급 지연(27.7%), 세금·공과금 연체(23.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이 금융기관 대출이나 정책자금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담보부족(62.8%)과 은행의 대출거절(38.1%)로 조사돼 담보·재무평가 위주의 대출관행으로 중소기업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력
중소기업은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도 일자리 유지에 노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업체가 57.0%나 됐고 인력감축 17.4%, 추가채용 13.8%, 미결정 11.8% 등으로 응답했다. 고용유지 방법은 임금동결(39.6%), 근로시간 단축(27.4%)을 가장 선호했다. 현재 중소기업은 생산기능직(26.4%)이 가장 부족한 것으로 지적했고 연구개발직(25.0%), 현장기술직(17.8%) 등이 뒤를 이었다. 조사업체의 83.0%가 외국인력을 활용하고 있고 의사소통 곤란(43.1%)으로 겪는 어려움이 가장 크며 59.8%가 최저임금 인하를 원했다.
판로·수출
중소기업의 55.7%는 현재의 경영상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봤고 53.0%는 할인판매를 하고 있으며 원가 이하의 덤핑판매 업체도 8.7%에 이르고 있다. 조사업체의 94.8%가 매출감소를 호소했고 정상수준인 업체는 5.2%에 불과했다.
판로 관련 애로사항(복수응답)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가 82.4%로 가장 많았고 동종업종간 과당경쟁(55.8%), 판로확보의 어려움(31.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판로난 해소를 위해 판로시장 확대지원(63.0%), 공공구매 확대(50.3%) 등을 원하고 있었다.
한편 중소기업의 69.4%가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고 특히 올 2월까지 수출물량이 감소했다는 업체가 71.5%에 이르고 있으며 수출중소기업의 절반에 가까운 48.7%가 고환율이 ‘도움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는 환율인상분에 대한 수출단가 인하(64.0%), 수입 원부자재 구입비용 증가로 환율상승효과 상쇄(49.3%) 등이 주된 원인으로 제시됐다.
벤처·소상공인
최근 경제위기 영향으로 벤처기업의 77.1%가 어렵다고 응답했고 좋다는 업체는 2.9%에 불과했다. 벤처기업은 최근 3개월간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매출액, 영업이익, 연구개발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등 영업현황이 악화됐고 81.3%가 올해 경기회복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가졌다. 겪고 있는 최대 경영애로는 자금조달(53.2%)을 꼽았고 그 다음으로 판로개척(23.4%), 기술개발 및 상품화(11.7%), 인력확보(7.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경영상황에 대해 소상공인의 82.4%가 어려워졌다고 응답했고 매출액이 감소했다는 업체도 68.6%나 됐다. 소상공인 당면한 가장 큰 경영애로로 매출부진(68.4%), 대출·금리부담 증가 등 금융기관 이용 곤란(53.9%)을 지적해 매출부진과 자금조달 곤란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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