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역할에 충실한 협력관계 형성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과거 기업간 경쟁이 기업생태계간 경쟁으로 양상이 변화면서 협력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관계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자 자기 역할에 충실하며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형성한 외국의 사례를 소개한다.<편집자>

미국
> 부품협력업체들과 단기·저가격 계약에 치중했던 크라이슬러는 품질하락과 신차개발기간 장기화 등으로 원가상승과 경쟁력이 저하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었다.
경쟁력 강화에 나선 크라이슬러는 1980년대 중반 일본의 혼다를 벤치마킹해 협력업체와 ‘포지티브’ 관계 형성한 결과 총가치사슬상의 비용 절감 및 신제품 개발 리드타임이 21% 줄어드는 효과를 거뒀다.
세계 최대의 IT기업인 인텔은 최상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을 개발하는 벤처기업들을 전략적 파트너로 삼아 협력하고 있는 경우.
1991년 설립이후 1천여 기업에 4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 미국 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외국의 혁신형 기업에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대응력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대기업과 부품중소기업 관계는 계약에 철저히 따르는 특징이 있다.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는 법대로 엄격히 처리하며 협력을 포함한 양자간의 거래와 관련된 모든 사항은 이미 계약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적은게 특징이다.

일본
1980년대 중반 이전까지만 해도 일본 제조업의 거래관계는 우리와 같이 모기업인 대기업을 정점으로 한 피라미드형의 계열거래 구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엔고불황 이후 피라미드 구조가 붕괴됐고 일본 중소제조업체들은 대기업의 해외 생산거점 이전, 국내거점의 재편, 부품조달처 선별 등으로 거래환경이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게 됐다. 또 국제화가 진전됨에 따라 기술혁신에 따른 부품 표준화, 부품수 감소 및 국제 가격경쟁력 확보로 대기업과 수평적인 관계가 형성됐다.
특히 CR(Cost Reduction)압박에 대해서는 사양변경, 구조조정을 통한 인원감축, 설비증설, 자동화 등 제조방법의 개선, 원자재 구매상의 비용절감 등을 통해 가격인하 압력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계열화 붕괴로 인한 개방적 거래관계가 확산되면서 영업력이 부족한 수탁중소기업의 판로가 문제되어 대·중소기업간 알선제도에 초점을 둔 협력촉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정보제공이나 거래 상대자를 물색할 수 있는 상담회의 개최 등을 통해 거래당사자가 아닌 제3자로서 대·중소기업간에 거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협상력 열세에 있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상호간에 이뤄진 계약은 성실히 준수하는 모습이 특징이며 글로벌 소싱에 대해서는 협력회를 통한 정보교환과 계약체결시 네트워크를 통해 협상력을 높이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만
대만의 산업조직은 각각의 중소기업들이 기술적 우위를 갖고 수평적 거래관계와 수직적 거래관계를 통해 분업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고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분업 네트워크의 특징을 보이는 대만의 중소기업 정책은 대기업에 대한 중소기업의 보호·육성보다는 중소기업 간에 원활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하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대기업과의 경쟁이나 협력관계가 밀접하지 않은 반면 중소기업간 경쟁이 치열한 구조로 되어있고 대만정부는 개별기업의 경영개선 의욕 및 잠재력 등을 엄격하게 심사하여 선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만의 사례를 보면 대기업의 지원성 협력이 이뤄지고는 있으나 수탁기업인 중소기업 입장에서 위탁기업인 대기업으로부터의 지원을 절실히 바라지는 않고 있다. 이는 특정 대기업으로부터 지원이 이뤄지는 경우에 대만에서는 지원을 받은 기업 이외에는 납품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편이며 불공정거래는 소문으로 쉽게 퍼져 대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분위기이다. 또한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다.
독일에서 중소기업들이 경쟁의 글로벌화라는 위협에 대응하는 방법은 협동조합 및 상호보완적 협업이 발달하고 정착되어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중소기업들끼리의 연합체가 잘 형성되며 필요에 따라 이들 간의 컨소시엄이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온정주의식 협력 형태는 찾아볼 수 없지만 서로 영역과 실력을 인정하는 합리주의적인 거래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패션산업의 경우 2004년 기준 제조업 수출의 16.6%, 고용의 14.8%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산업으로 완제품을 제조하는 대기업과 핵심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간 상호 경쟁력 보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잘 발달된 지역별 클러스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전통적인 협력, 수출주도의 산업구조, 유행을 리드하는 디자인과 품질 등이 그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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