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에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도, 중소기업 현장에는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 경기침체기에 무슨 뚱딴지같은 얘기냐고 할지 모르나 사실이다. 문을 닫는 업체가 많은 것이 현실이나, 생존한 중소기업의 84%가 현인원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다고 한다.
청년 실업자는 거리에 넘치는데, 필요한 인력은 구하기 어려운, 이른바 인력수급의 부조화(mismatch)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상당히 구조적인 것이다. 2009년 2월말 현재 청년 실업자만 37만 2천명, 취업준비자나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하면 청년 실업이 120만 명을 훌쩍 넘어선다.
그런데 실업자, 취업준비자 등 실직 상태에 있는 청년층의 4분의3 이상이 취업경험자라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임시직 등 불가피한 사유로 직장을 그만 둔 사람도 적지 않으나, 시간·보수 등 작업 여건에 불만을 품고 주저 없이 직장을 버리는 자발적 이직자도 3분의1이나 된다. 일자리 이동과 임금의 변화 사이에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는데도 쉽게 이직을 결심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현 직장의 매력도가 크게 낮거나 청년들의 안이한 직업관 양쪽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넘치는 실업자, 구하기 힘든 산업인력

우리 사회는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 되는 중소기업 쪽으로 청년들이 쉽게 진입할 수 있는 구조적 처방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되는 단계에 와 있다. ‘넘치는 실업자, 구하기 힘든 산업인력’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의 고도화나 선진국 진입이 결코 가능하지 않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청년실업의 특성을 고려해 노동의 공급자와 수요자, 사회제도적 측면에서 대책을 생각해야 한다.
먼저 노동의 공급자인 청년들의 인식과 태도가 크게 바뀌어져야 하겠다. 대기업 제일주의와 대학만능주의의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시각에서 각자의 눈높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을 단순히 낮은 임금만 받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취업장으로 봐서는 안된다. 중소기업은 기회와 도약의 장소이다. 대기업이 짧은 시간 내에 제공할 수 없는 폭넓은 경험과 숙련의 축적,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조기 획득은 바로 중소기업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중소기업은 꿈이 있는 아름다운 직장

한편 노동의 수요측인 중소기업들도 스스로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단지 월급만 받기 위해 직장을 찾지 않는다. 자기의 개성과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곳인지,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지, 출퇴근시간은 분명한지 등을 먼저 따진다. 따라서 CEO들은 펀(fun)경영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가 낮은 수준의 임금에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 저임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업은 임금이 낮은 저개발국으로 눈을 돌리고, 나머지 기업들은 국내에서 생존의 바탕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중소기업계 전체로서는 아름답고 착한 기업을 많이 발굴해 PR활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생산제품, R&D, 마케팅 면에서 대기업을 앞지르는 훌륭하고 알찬 중소기업들의 활동상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중소기업이 많아야 그 나라가 선진국이다.
끝으로 사회전체의 인식과 제도 등이 크게 달라져야 하겠다. 대학진학률 세계 최고가 큰 자랑일 수는 없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가 인적자원의 개발에 올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고학력화는 사회적 낭비와 부조화를 초래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청년 실업자들이 중소기업을 기꺼이 찾아 그들의 꿈을 꽃피우도록 사회적 토양을 만드는 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소기업의 건전한 발전 없이는 선진국 진입이 절대 불가능하다.
젊음과 중소기업은 영원히 아름답다.

최용호
(사)산학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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