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에 모 국회의원이 기내에서 맨발로 돌아다녔던 사건 아닌 사건이 있었다. 신문 가십에서 국회의원의 자질까지 들먹이는 등 세간이 시끄러웠던 기억이 난다. 간혹 비행기가 자기 집 안방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두 팔 한번 활짝 펼 수 없는 좁은 공간 안에서 짧게는 두서너 시간, 길게는 스무 시간 이상을 그것도 수백 명의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있어야 하는 일은 분명히 쉬운 일이 아니다. 질식할 만큼 숨이 막힐 수도 있고,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니 답답한 것은 말 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 때문에 서로에 대한 예의와 배려하는 마음이 더욱 필요하다. ‘지옥’을 ‘천당’으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지혜가 바로 기내 에티켓이다. 무엇보다도 기내 에티켓은 하지 말아야 할 것만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된다.
일례로 A사의 김대리는 출장에서 돌아오는 비행기편에서 남은 외화만큼 양주를 샀다. 현지에서 미처 선물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던 탓에, 늦기 전에 하나라도 더 챙겨가자는 생각에서였다. 세계에서 우리만큼 선물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없을 것이다. 눈여겨 보면 현지에는 독특하고 값싼 선물이 흔하다. 그러나 현지에서 시간이 여의치 않아 준비를 못 할 수도 있는데, 기어코 기내 판매품이라도 구입해 가려고 애를 쓴다. 이같은 강박관념이 기내 판매품을 선점하는 행위로 이어지고, 지나친 기내 판매품에 대한 집착은 자칫 꼴불견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어쩌면 기내 에티켓을 지키려는 생각보다는 잘못된 선물관행부터 떨쳐버려야 할 것이다.
한편 기내품을 구입하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도, 기내에서 승무원의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적당한 호칭을 찾지 못해 난처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승무원을 보고 손을 들며 ‘저…’라고 얼버무리거나, 나이든 사람들이 ‘언니’, ‘아가씨’라고 부르는 것을 어렵잖게 주위에서 발견하곤 한다. 또한 승무원들을 ‘이양아!’, ‘아가야’ 등 하인 부리듯 하거나, 한술 더 떠 손가락으로 강아지 부르듯 하는 승객도 있다고 한다.
승무원을 부르고자 할 때는 호출버튼을 누르거나 가벼운 손짓으로 부르는 것이 좋다. 굳이 말을 해야 할 때는 ‘잠시만요’ 또는 외국에서는 ‘Excuse me’하면 충분하다. 그리고 식사나 음료 서비스를 받을 때는 감사 인사를 하는 것이 좋은 매너이다. 정확한 호칭은 서로를 즐겁게 할 뿐더러 더 좋은 서비스를 받기 위한 지름길임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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