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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올해같은 불경기는 처음입니다”
양옥석  |  yangok@kbiz.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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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3.04.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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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수요일 오후 3시경. 동대문운동장역 앞 밀리오레 쇼핑몰. 쇼핑몰 입구로 들어섰다. 1층 의성의류 점포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나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어 한산하기만 하다.
요즘 경기에 대해 묻기도 쉽지 않다. 물건에 대한 것이 아니면 답변을 제대로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1층 에스컬레이터 왼편 모퉁이 한 점포에서 2만6천짜리 여성니트 제품을 사고서야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장사가 너무 안됩니다. 과거의 매상에 10분의 1도 안됩니다. 경기가 IMF때 보다 더 안좋은 것 같아요. 손님이 와도 물건은 안사고 둘러보기만 합니다. 그러니 직원들이 모두 지쳐있습니다. 물건 외에 딴 것 물어보면 짜증을 낼 수밖에 없죠.”
밀리오레에서 여성니트점을 4년째 운영하고 있다는 이금남(여·40대 중반)씨의 말이다.
그는 “내수도 안되지만 수출도 안된다”고 했다. 과거 중국, 일본 등지에서 보따리상들이 끊이질 않았지만 지금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는“(보따리상들이) 모두 중국으로 이동한 것 같다”면서 “중국이 워낙 싸니까 국내업체들도 오히려 중국에서 중간상인들을 통해 물건을 들여오는 형편”이라고 했다.

매상 10분의 1로 줄어
밀리오레 옆 ‘두타’로 발걸음을 옮겼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 남성의류매장으로 갔다. 지나가는 손님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점원들이 모두 이쪽만 주목하는 것 같아 발걸음 옮기기가 부담스럽다. 마음씨 가장 좋게 보이는 40대 중반의 남성 점원 앞에서 멈췄다.
두타에서 남성 니트를 5년째 취급해오고 있다는 장사식씨.
“올해처럼 장사가 안되기는 처음입니다. 매출이 작년의 절반도 안됩니다. 보통 3∼4월이 되면 경기가 풀리는데 올해는 그게 아니네요.”
수지 맞추기가 힘들어 직원을 내보내고 직접 나섰다는 그는 “중국으로 원단·재료를 보내 제품을 만들어 수지를 맞추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물건 자체가 아예 팔리지 않아 이마저 아무 소용없는 형편”이라고 했다.

지게꾼 일 없어 ‘낮잠’
남대문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방용품상가 앞. 지게꾼 3∼4명이 지게 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그중 한 지게꾼은 “남대문에서 10년 넘게 일했지만 요즘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면서 “IMF 때도 하루에 2∼3만원은 벌었지만 요즘은 이마저도 벌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일이 없어 공치는 날도 많다”며 “일이 없으니까 다들 자고 있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인삼판매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내수 경기야 워낙 작년 말부터 안 좋았지만 최근 들어 북핵위기, 괴질(사스), 이라크전 등으로 외국인이 70∼80% 가량 줄었다”면서 “외국인들이 줄면서 시장의 활기도 많이 떨어졌다”고 했다.
메사 입주상인연합회 관계자는 “메사 상인들 역시 내수침체, 국제정세 불안으로 고전중”이라면서 “지난 2월이 최악이었고 2월을 기점으로 3∼4월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줄어 타격 커
그는 이어 “현재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 같다”면서도 “메사 상인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의류의 경우 장마철은 6월말부터 7월이 비수기인데 전체적인 윤곽은 그때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메사 마케팅부 주상태 과장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어든건 사실이며 특히 단체관광객이 많이 줄었다”면서 “지난 4일부터 외국인에 대해 사후면세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것도 이와 일정부분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메사 인근 액세서리 가게 주인은 “메사에 사람이 몰리면 주변 상가도 혜택을 보지만 메사에서 별다른 행사가 없으면 이곳에서도 손님 끌기가 더욱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곳에서 대표적인 숭례문상가나 삼익상가 같은 10∼15년 된 상가도 매출이 많이 떨어진 걸로 알고 있다”면서 “어디 한 두곳의 문제가 아니라 남대문시장 전체가 모두 고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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