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없이 경제 위기로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온 지 10년 만에 또다시 불거져 나온 복병 앞에 사람들은 할 말을 잃은 채 허둥대고 있다. 속속 발표되는 각종 경제 지표에서 희망의 싹이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그 싹이 튼실하게 자라는데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 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다.
나라 구석구석에 드리워진 먹구름으로 수출과 내수가 곤두박질치고 사회 구성원 간의 반목과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증폭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언론에서는 이 경제 위기를 ‘국난(國難)’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무(無)에서 유(有)를 일궈냈던 과거를 돌아보면 지금의 위기는 능히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다.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는 사람들에게 이 혹독한 현실은 더 나은 미래로 가기 위한 희망의 다리일 뿐이다.
큰 위기 없이 지속적인 나라 발전은 요원한 일인가.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이 무겁게 느껴지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직장에서 내몰리고 연봉이 깎이고 취직이 안 되고 벌여놓은 사업이 사면초가에 빠지는 등 우리 사회는 지금 심한 홍역을 앓고 있다. 나라 경제 전문가들은 그 홍역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홍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온 것처럼 무슨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일까? 해답은 가까이에 있다. 긍정의 힘을 믿는 것이다. 한 나라나 개인이나 또는 조직(공동체)은 위기 속에서 발전한다. 숱한 역사가 그것을 일러주었다. 위기가 없는 사회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다 어느 한 순간 푹 꺼져버리는 물거품처럼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몸 안에 희망과 긍정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 아무리 어려워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면 매사에 자신감이 생긴다. 희망과 긍정은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된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 긍정의 말을 놓아서는 안 된다. 그것은 곧 삶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희망과 긍정은 특히 직장에서 빛을 발한다. 신입사원이든 10년, 20년을 근무한 사원이든 희망을 갖고 즐겁게 업무에 임하면 자신의 경쟁력은 물론 직장의 경쟁력도 높아지게 된다. 맡은 일이 힘들다고 불평을 늘어놓거나 무기력하게 직장 생활을 한다면 성공은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다.
직장 최고 책임자(CEO)의 긍정적인 자세도 매우 중요하다. 사원들이 희망을 갖고 일을 할 수 있게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어렵다고 위기감만 강조하거나 비전을 제시해주지 않으면 회사가 발전할 수 없다. 어떻게 하면 활력 있고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 사원 개개인의 자질을 발굴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직장에서 긍정적인 마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칭찬이다. 의욕을 북돋워주는 칭찬 한 마디는 일의 효율성을 높여줌은 물론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꿔준다. 칭찬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칭찬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이 어려운 시대에 마음이 푸근해지는 칭찬 한 마디를 들었을 때, 누구나 살맛을 느끼게 된다. 칭찬은 받기보다 해줄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칭찬을 듣기만을 바란다면 자칫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으므로 해주는 데에도 마음을 써야 한다. 칭찬이야말로 더불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미덕이다. 우리 주변에 ‘칭찬중독증’에 걸린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도 있듯이, 마음 깊숙이 박혀 있는 부정적인 바이러스를 깨끗이 뽑아내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삶의 지도를 새롭게 그려보자. 한 곳으로 향했던 생각을 과감하게 틀어보자는 말이다. 뼈를 깎는 아픔 없이 쉽게 성공에 이르기를 바라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머잖아 사회 곳곳에 파란 신호등이 켜지면 지금 겪고 있는 고난과 역경이 교훈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김 동 정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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