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어려움에 빠져 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물건은 팔리지 않고 중국산 저가품들이 마구 쏟아져 들어오면서 채산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경기불황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한국의 사정과 마찬가지로 현재 일본경제도 그리 좋지 않다. 아니 훨씬 심각하다. 불경기가 10여년간 지속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장기불황속에서도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 승승장구하는 중소기업들도 있다. 필자는 최근 일본을 방문, 이들 업체를 직접 방문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몇가지 교훈을 얻었다.

달라야 이길 수 있다

첫 번째,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똑같은 경영방식, 과거선상의 연장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일본 동경의 ‘코미’라는 회사는 자동차용 거울을 만드는 회사다. 거울이지만 특수한 거울이다. 미국 로키드사의 의뢰로 만들어진 이 거울은 여객기 천장에 부착돼 승객의 모습, 안전여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전 직원이 20명에 불과한 이 회사가 일본 수요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그 이유는 재무·관리 등은 모두 아웃소싱하고 초일류 기술자만을 고용, 기술력의 우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교훈은 기업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은 기업간의 관계에서 자본적, 인적, 상호 신뢰적인 결속이 우리 기업들보다 훨씬 강하다. 그 결과 기업간에도 시설의 공동이용이나 전문인력의 공동활용, 기업간 업무영역의 전문화 등 분업적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제살 깎아먹기식 과당경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 번째 교훈은 잘나가는 기업일수록 ‘새로운 의미의 사업다각화’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의미의 사업다각화란 과거 국내 재벌들이 많이 했던 ‘문어발식 경영다각화’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이는 자사의 주력사업이 확장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기존 사업에서 축적된 인재·기술·자금·정보·영업능력 등을 바탕으로 관련 산업에 진출하는 것이다.

굶어도 직원은 챙긴다

마지막 교훈은 급성장하는 중소기업의 CEO일수록 사원들을 ‘자신의 몸’처럼 챙긴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은 굶어도 회사와 직원은 살린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
오사카에는 ‘우쯔미리싸이클시스템즈’라는 포장재 제조회사가 있다. 이 회사의 대표 우쯔미 씨는 회사가 어려운 시절 무려 1년간 급여를 반려했고 회사가 성장궤도에 오른 지금도 상여금을 반려하고 있다고 한다.
동경의 A&D(주)는 정밀전자제어계측기 제조회사다. 이 회사의 히카루 후루카와 사장은 금융기관의 거센 압력에도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사업전환을 통해 기존 기술인력을 수평 이동시키는 지혜를 발휘했다. 그 결과 지금 이 회사는 이 분야의 세계 3대 메이커로 성장했다.
사원을 아끼는 회사들이 이처럼 성공할 수 있는 것은 CEO의 희생적 리더십이 직원들을 하나로 묶어 ‘생산성 극대화’라는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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