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1조원 규모 물량 지원”

“요즘처럼 어려운 때 일수록 대·중소기업간 상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입니다.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상생협력을 적극 실천해나가겠습니다.”
김홍경 한국항공우주산업(주) 대표는 “수십만개의 부품이 사용되는 항공기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협력중소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1조원 규모의 물량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소기업 지원 공로로 아름다운 동행상(대통령상)을 받을 만큼 대·중소기업간 협력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보이고 있는 김 대표를 만나 협력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상생협력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KAI는 정부의 항공산업 육성정책에 의해 지난 99년 대우, 삼성, 현대 등 항공 3사를 통합해 설립된 국내 유일의 완제기 제작회사입니다.
국책사업인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등 개발에 성공, 세계 12번째로 초음속 항공기 개발능력을 구비하고 KHP 개발사업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시장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차세대 민항기인 B787, A350 사업의 국제 공동개발에 참여하는 한편 국산 완제기 수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2007년에는 선진국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KT-1 55대를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KAI는 T-50 개발 등 국내 항공산업을 이끌고 있는 선두기업입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항공우주산업의 중요성과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항공산업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핵심 방위산업으로 분야별 최첨단기술을 융합하는 종합시스템산업의 정점에 있어 산업 파급효과가 클 뿐 아니라 타산업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고 고급기술인력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하는 국가전략산업입니다.
현재 완제기분야의 국내 기술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설계나 기술은 88%, 제조는 100%, 시험평가는 94%로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으나 핵심부품이나 소재분야는 아직 30~50% 수준으로 열악한 실정입니다.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이제 국내 방산사업의 물량이 한계에 이른 만큼 앞으로는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취임 이후 해외수출비중을 매출액의 25%에서 35%까지로 늘렸습니다. 2010년까지 60%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지원과 함께 협력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가 선행돼야 합니다.”

- 취임이후 협력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05년 11월에 경상남도와 중소기업진흥공단, 협력업체들과 ‘대·중소기업협력사업 협약’을 체결한 이후 사내에 ‘상생협력지원센터’를 두고 협력업체 육성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 단계별로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세계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 지원을 위해 1조원 규모의 물량을 순차적으로 이전키로 협약을 체결하고 그 약속을 이행중에 있습니다. 물량지원과 함께 기술개발지원, 해외판매까지 책임지고 지원할 방침입니다.
또 지난 4월에는 중진공, 경남도 등과 2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마련해 항공부분 협력업체에 장기저리(3% 이차보전)로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大·中企 동반성장 위해 200억원 기금 조성 상생협력 적극 실천할 터
- 국내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중소기업의 역할과 갖춰야 할 요소들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2020년 세계 8대 항공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완제 항공기, 위성 등 핵심기술의 확보 뿐 아니라 아직까지 취약한 부품소재산업 및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한 항공우주산업의 인프라 확보와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우리 항공분야 협력업체도 모기업과의 상생협력 시스템을 통한 기술력 확보를 바탕으로 전세계 공급자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국제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협력업체들은 독자적으로 자생력 확보를 위한 경영혁신 마인드를 갖추고 독자 개발을 할 수 있는 인력 육성과 함께 대기업과의 상호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 오랜 공직생활과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중진공 이사장 등을 역임하시면서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일방적인 것은 없습니다.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관계는 서로 공생하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몫을 조금씩 양보하고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줌으로써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기업은 협력업체가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물량이나 기술, 품질 등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협력업체도 빠른 시일내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으로 근무할 때에는 ‘중소기업의 요구’를 많이 듣고 이를 각계에 전달하는 입장이었고, 중진공 이사장 때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어떻게 서로 잘 협력토록 할 것인가 고민하는 ‘훈수꾼’ 역할을 했습니다.
KAI 사장으로 취임하니까 ‘중소기업 지원 당사자’가 됐습니다. 이제는 진정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실천하고 싶습니다.”

■소한섭기자 / 사진=오명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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