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1]물빛 고운 풍요로운 땅...울릉도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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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1]물빛 고운 풍요로운 땅...울릉도 기행
  • 중소기업뉴스
  • 호수 1742
  • 승인 2009.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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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독도전망대에서 바라본 도동


오전 10시 30분경, 묵호항에서 울릉도 행 한겨레호에 몸을 싣는다. 2박3일 일정으로 울릉도 여행을 나선 것이다. 분명 이른 시각은 아니지만 몸은 천근처럼 무겁다. 아침 배를 타기 위해 하루 전에 시작된 여정 탓이다.
지정된 좌석에 앉았지만 불편하기 짝이 없다. 두 자리가 합해진 의자를 가로막는 가로대는 고정되어 있어서 빈 자리가 있다하더라도 몸을 펼칠 수가 없는 것이다. 많은 사람을 싣기 위함인 게다.

배멀미. 미리 약은 먹었다 해도 들은 소문에 의하면 동해수면은 울릉도 여행객을 심한 몸살을 앓게 한다는 것이다. 배를 바닥에 깔고 누워서 가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 생각하고 선실 이곳저곳을 기웃거려 봐도 마땅히 내 몸 뉘일 곳은 없다. 수면 부족과 멀미약 기운에 취한 탓인지, 잠이 부족하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도동항에 도착한다. 묵호항에서는 2시간 30분이 소요된 것이다. 울릉도의 날씨는 흐릿하다.
언제쯤이지. 울릉도 온지가? 사람들의 입을 통해 횟수를 가늠해본다. 독도 입항이 시작되던 해가 4년전 즈음(2005년 봄). 그렇다. 필자는 그때 처음으로 울릉도에 발을 내딛었었다. 5일인가, 6일인가. 제법 긴 여정이었고 차를 뭍에서 싣고 들어왔기에 나름 구석구석 여행을 즐겼었다.
섬 여행이 그렇다. 한번 들어가기도 어렵지만 다시 찾기 또한 쉬운 일이 아닌게다. 머릿속에서는 그때의 영상이 주마등처럼 좌르르 흘러간다. 온통 나물 밭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순수했고 정이 많았다. 음식도 맛있었고 풍치 또한 아름다웠다. 울릉도의 추억은 그 정도다.
도동항 주변으로 시선을 옮긴다. ‘뭐가 달라졌을까’. 잘 모르겠다. 배에서 내린 승객들로 주변은 어수선하고, 건물도 그대로일 뿐이다. 아니, 중간 즈음에 제법 넓은 길이 나 있다는 것 정도일까? 그 변함이 울릉도 여행에 있어 큰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배멀미에 좋다는 더덕즙. 매스컴에 소개되었다는 첫 번째 할머니보다는 두 번째 노래방 아래서 하는 아주머니의 상술에 반해 여행내내 이 집의 더덕즙을 먹는다. 진하게 해달라고 하면 보는 자리에서 깐 더덕 몇 개를 더 넣어 쓱쓱 갈아주는 것이다.
점심을 먹고 으레 그랬듯이 독도 전망대가 첫 여행지다. 가파른 길을 숨가쁘게 걸어야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오른다. 도동항을 발밑으로 내려다 본다. 달라진 것은 발 아래로 또 다른 산책로가 나 있고 해안 전망대가 산정위에 만들어져 있다는 정도다. 흐릿한 날씨에 서늘한 바람이 온 몸을 훑고 지나간다. 넋 놓은 채로 휴게소 의자에 앉아 상념에 젖는다.
그리고 이동한 곳은 저동. 저동에서 도동항에 이르는 해안산책로가 더 늘려져 있다는 것이다. 저동의 촛대바위 옆으로 난 해안길. 새로 만들어진 길은 한눈에도 길들여지지 않아 인공미를 물씬 풍겨내고 있다. 또 생각을 놓아 버린다. 그저 걸을 뿐이다. 가파른 암벽 돌 틈에 피어난 야생화에 눈길 꽂고, 새로 만들었다는 서너개의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깍아지를 듯한 암벽을 잇는 회오리 계단을 타고 오른다.
행남 등대로 이어지는 곳에 이를 즈음에서야 길이 익숙해진다. 군청 뒤켠으로 트레킹을 했던 그 길이다. 섬조릿대가 터널을 이루고 있고 털머위가 군락을 이루는 좁은 오솔길. 마을 입구에 살구나무 한그루가 있어 ‘살구남??으로 불렀다고 하는 그 마을에서 만났던 할머니. 지금도 있을까? 양철지붕은 그대로지만 인기척은 없다.
초루했던, 등대 주변이 번듯해졌다. 저동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도록 나무 데크 전망대를 만들었다. 머릿속은 그저 풍광보는 것, 사진을 찍는 것 이외에는 느낌이 없다. ‘난 지금 이곳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그저 옛 모습과 비교하는 정도의 여행을 하고 있지 않은가? 여행 감흥은 일부러 느껴보려 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닌 게다. 무엇이 문제일까?’ 도동항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는 여전히 멋있지만 머릿속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멍하니, 그저 생각없는 인형처럼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첫날의 숙소로 이동한다. 울릉도에서 가장 잘 지어놓았다는 대아호텔. 88도로를 거치지 않고 터널을 만들어 두어 훨씬 길이 가깝다. 무심하게 하룻밤이 흘러가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이신화·『DSRL 메고 떠나는 최고의 여행지』의 저자 http://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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