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은 우리나라의 회계 수준이 이전의 오명을 벗고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이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제회계기준의 도입을 위해 2006년부터 국제회계도입준비단을 구성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한 ‘국제회계기준 도입 로드맵’을 지난 2007년 3월에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의 국제회계기준 도입은 자본시장의 글로벌화에 따라 국제적으로 통일된 회계처리 기준에 대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고, 외환위기 이후 여전히 남아있는 한국의 회계관행에 대한 외국 이해관계자들의 인식을 제고하고, 국내기업의 해외증시 상장시 회계관련 비용 부담을 완화시키는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 제정기관인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2007년 2월 국제회계기준(Full IFRS) 대신 중소기업의 회계부담을 완화해 주고 중소기업이 적용하기 적합한 회계기준의 공개초안(‘중소기업 국제회계기준, IFRS for SMEs’)을 발표했다. ‘중소기업 국제회계기준’의 목적은 규모가 작은 비상장 기업에 적합하고 IFRS에 비해 단순화한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다. ‘중소기업 국제회계기준’ 제정 방향은 회계처리의 선택사항을 줄이고, 일반적 중소기업과 관련이 없는 주제를 제거하며 인식과 측정방법을 단순화한 회계기준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국제회계기준’ 초안에 대한 국제적인 평가는 여전히 중소기업에게 복잡하고, 부담이 과중하다는 것이 시각이 지배적이며, 이와 같은 연유로 주요국들도 이의 채택을 유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천 가능한 기준 마련

정부는 ‘국제회계기준 도입 로드맵’에서 천명한 바와 같이 비상장기업에 대해 별도의 회계처리기준을 제정한다는 방침이며, 2009년까지 초안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현행 K-GAAP를 수정 보완해 ‘일반기업회계기준(안)’을 마련하고 있다. ‘일반기업회계기준’도 국제회계기준의 도입시기와 맞추어 2011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을 현행 K-GAAP를 수정 보완해 제정하는 경우 제정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에 대해 검토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비상장기업들의 회계 현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준 마련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또한, 제정되는 회계기준은 회계정보 산출이 비용-효익 관점에서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될 필요가 있다. 종전에도 우리의 회계기준, 즉 제도로 마련된 회계기준이 국제적 시각에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받은 것이 아니라 기준의 실천 단계에서 신뢰성을 담보하지 못했다는 점이 주된 이유였다는 점을 상기하면, 회계기준의 수준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제정된 기준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관점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소규모기업 부담 줄여야

둘째, 비상장기업은 규모 측면에서 소규모 기업에서부터 총자산이 수조되는 대규모 기업까지 분포하고 있어, 이들 기업에 동일한 회계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관점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적 회계책임이 낮은 기업들이 회계정보 이용자가 향유하는 효익을 초과해 회계 관련 비용을 부담하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좋은 회계기준이라도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워 실무 환경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오히려 회계 실행 단계에서 회계투명성을 저하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비상장기업을 공적 회계책임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군과 낮은 기업군으로 이분해, 공적 회계책임이 낮은 기업군에는 회계 관련 부담을 대폭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회계책임이 낮은 기업군은 세법 규정과 근접시키는 방안의 검토도 필요하다.
이같은 ‘회계기준’ 제정에 대한 의견 수렴 및 개진은 기업이 개별적으로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므로,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중앙회 등 중소기업을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대표하는 기관에서 관심을 가지고, 기업회계기준서를 작성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중소기업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모든 기준, 특히 ‘회계기준’은 한번 제정되면 수시로 개정하기 쉽지 않고, 기업 활동에 지속적으로 막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신상철
중소기업연구원 경제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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