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중심의 기업이 되라

뱅앤올룹센(Bang & Olufsen)은 세계에서 가장 우아한 오디오 시스템과 TV를 생산하는 명품기업이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북서쪽으로 350km 정도 가면 스트루에르(Struer)라는 아담한 마을이 나오는 데 그곳에 세계적인 명품 하이파이의 기업인 뱅앤올룹센의 본사가 있다.
1952년, 오디오 기술자인 페레르 뱅(Peter Bang)과 스벤드 올룹센(Svend Olufsen)이 손잡고 세상에서 가장 품질이 뛰어난 라디오를 만들기 위해 그곳에서 회사를 차렸다. 그들은 의기투합해서 최고 품질과 최고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어냈고 곧바로 마니아들의 환영을 받으며 최고의 회사로 등극했다. 뱅앤올룹센은 독특한 생산 기술방식으로 첨단 홈시어터 시스템을 생산하는 명가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서 일본,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전자 제품 회사들이 최첨단 제품으로 뱅앤올룹센의 시장을 잠식해 들어왔다.
위기감을 느낀 뱅앤올룹센은 2001년 레고(Lego)에서 뛰어난 경영능력을 발휘하던 토르벤 발레고르 쇠렌센(Torben Ballegaard Sørensen)을 새로운 CEO로 스카웃했다. 그는 곧바로 개혁에 착수했다. 쇠렌센은 뱅앤올룹센이 전문성이 강한 기업이지만 거기에 머물지 말고 고객중심의 회사가 돼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안목이 높고 세련된 소수의 고객에 초점을 맞추어 시장조사에 들어갔다.
그는 디자이너와 인류학자를 그들 가정에서 함께 생활하게 하면서 그들의 생활 방식을 관찰하게 하고, 생활 방식을 분석해서 새로운 제품 컨셉을 짜나갔다. 연구결과 그는 고객은 뱅앤올룹센의 명품 기기와 다른 기기가 쉽게 통합되는 홈 솔루션을 원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고객들은 자동차 안이든, 호텔이든, 친구 집이든, 세계 어디서나 좋아하는 음악과 영화를 감상하기를 원했다. 또한 ‘고객은 거래가 아니라 관계를 원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쇠렌센은 제품 개발에 이를 반영하고 마케팅의 방법도 바꾸기 시작했다.
그는 뱅앤올룹센의 명품 브랜드를 새롭게 해석하고, 고급 공예품처럼 보이는 뱅앤올룹센의 모든 제품이 ‘아이팟’과 ‘아이튠’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음악을 듣고 공유하는 것은 물론, 음악을 효과적으로 찾아서 저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 냈다. 또 그는 사용자들이 개인적인 시스템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게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서비스 포털’을 만들었고, 뱅앤올룹센 이데아랩(Idealab)을 설립해서 새로운 고객에 대한 의견수렴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아울러 쇠렌센은 기업의 문화도 혁신했다.
“뱅앤올룹센은 고객 욕망의 대상을 디자인하는 것 그 이상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는 직원들에게 시장 점유율보다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목표를 세우고, 기업의 관점이 아닌 고객의 관점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명품 브랜드로만 알려졌던 뱅앤올룹센의 제품에 대중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고객들은 최고의 품질과 미적 가치를 지닌 뱅앤올룹센의 제품에 대해서 자부심을 느끼면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점에 감사했다.
뱅앤올룹센의 고객들은 충성도가 높고, 열정적이고, 제품에 대한 사랑이 집요하다. 뱅앤올룹센라는 브랜드에 깊이 빠진 그들은 자신의 주문형 시스템에 꾸준히 개별 기기를 추가하면서 몇 십 년에 걸쳐 뱅앤올룹센 제품을 수집한다. 고객 중 이러한 마니아 계층은 총 3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 현대미술관은 뱅앤올룹센은 “전 세계 생산업체들 가운데 가장 크고 가장 일관된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생산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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