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정도경영…백년기업 꿈꿔”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우수 가업승계 중소기업의 사례를 모아 ‘中企, 장수기업의 성공 DNA’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사례집에는 중소기업중앙회로부터 우수 가업승계 기업 표창을 받은 업체들의 기업문화, 가업승계 사례 등이 담겨져 있다. 가업승계를 통해 모범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며 100년 기업을 꿈꾸는 이들 중소기업을 격주로 소개한다.

국내에서 종이포장 박스를 생산하는 기업 중 가장 오래된 회사 가운데 하나인 한국수출포장공업(주). 이 회사는 1957년 창업돼 현재 안성, 양산, 대전 등 6개 공장을 가동하며 업계 상위로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업체이다.
현재 한국수출포장공업을 이끌고 있는 허용삼 사장은 지난해 11월 작고한 고(故) 허석락 창업주의 장남. 1967년 군에서 제대한 후 23세 때 회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가 나와 사업을 했던 허 사장이 가업을 잇게 된 것은 아버지의 권유에서 비롯됐다.
“한국수출포장공업과 비슷한 계통의 사업을 나름대로 했었는데, 80년 들어 석유파동 같은 주변 여건 때문에 회사가 어려워지자 아버지께서 부르셨습니다. 고민 끝에 하던 일을 접고 다시 입사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허용삼 사장은 돌아와 오산 공장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먼저 허 사장은 첨단 제조시스템을 갖춘 오산 공장의 방만한 경영구조를 혁신해 190명이던 인력을 90명 선으로 줄이고, 부서 통폐합 등을 통해 불필요한 결재라인을 합리화시키는 작업을 단행했다.
그 결과 생산성이 200% 향상됐고, 창립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던 회사를 재입사 1년 만인 1981년 흑자로 전환시키는 경영능력을 보여줬다.
성실함과 실적으로 보여준 허용삼 사장의 경영수완은 아버지와 회사의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해 1982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허 사장은 1994년과 1997년 최첨단 기계와 물류 자동화 시설을 갖춘 안성공장과 양산공장을 지으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2대 사장인 허용삼 사장은 현재 연간 1천억원대의 매출과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내실 있는 기업으로 일구는 업적을 이뤄냈다.
허용삼 사장의 아들로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중인 허정훈 부사장. 허 부사장이 회사에 입사한 것은 1997년이다. 당시 허 부사장은 미국 뉴욕공대에서 공부를 하던 유학생이었다.
반드시 가업을 잇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지만, 양산공장에서 실무를 경험한 허 부사장은 아버지의 권유를 받아들여 입사를 결정했다. 평사원으로 3년간 경력을 쌓고, 기획실장을 거쳐 현재 부사장 직위에서 2005년 건설된 대전공장 설립을 주도하는 등 회사 운영을 돕고 있다.
한국수출포장공업의 대전공장은 국내 제조업 공장으로는 드물게 가동 1년 만에 3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손익분기점에 근접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공장의 최첨단 기계와 물류 자동화 시설은 선진국인 일본에서 견학을 올 정도이다.
젊은 패기로 혁신과 도전 정신을 가지고 경영을 이끌면서도 기본적으로 할아버지가 시작해 아버지가 건실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회사를 오랫동안 잘 지키는 것이 허정훈 부사장의 목표이다.
허 부사장은 유한킴벌리, LG생활건강, 매일유업, CJ, 락앤락 등 주로 생활용품 분야 300여개 기업에 박스를 공급하고 있는데 머물지 않고, 올해는 전년도 대비 약 15% 이상 매출 증대를 목표로 3~4년 내 포장박스 시장 점유율을 현재 8%에서 15%까지 높이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허용삼 사장은 아들의 경영능력이 3대 기업을 충분히 이끌 만큼 갖춰졌다고 확신하고, 4~5년 내에 대표 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줄 계획이다.
4대, 5대를 이어 백년기업을 꿈꾸는 허용삼 사장과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키운 기업을 잘 지키려는 꿈을 가진 허정훈 부사장.
그들이 추구하는 정도경영이 내실 있는 한국수출포장공업(주)을 이끌어온 원동력이며, ‘어떤 위기상황이 와도 간판을 내리지 않는’ 장수기업을 가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됐다.

■회사개요
- 창립연도 : 1957년
- 승계연도 : 1982년
- 직 원 수 : 276명
- 업 종 : 골판지상자
- 매 출 액 : 1,688억 원
- 대표이사 : 허용삼 (2대 경영)
- 소 재 지 : (본사)서울 서초구 서초동 1599-11

■연혁
- 1957. 11. 27 한국수출포장공업 주식회사 설립
- 1962. 2. 10 부산공장 골판지 및 상자 제조공장 조업
- 1975. 12. 20 오산공장 골판지 및 상자 제조공장 조업
- 1988. 10. 9 국민헌장 목련장(대통령)
- 1994. 4. 30 안성공장 골판지 및 상자 제조공장 준공
- 1997. 8. 2 양산공장 골판지 및 상자 제조공장 조업
- 2007. 11. 28 대전공장 준공
- 2009. 5. 20 제1회 명문장수기업인상 수상

■사진설명 : 2대 허용삼 사장(오른쪽), 3대 허정훈 부사장(왼쪽)이 모범적 가업승계를 통해 한국수출포장공업(주)을 탄탄한 반석 위에 올려 놓았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