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찾은 이후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달러환율도 1,100원대로 접어 들었다. 이같은 달러화 약세로 원화 및 엔화 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원화 강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하락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최근 지속되는 달러화 약세의 원인과 전망을 소개한다.

□달러가치 완만한 약세 지속=금융위기 상황에서 안전통화로 강세를 나타냈던 달러화는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이 지속되고 세계경제 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완만한 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기관의 안전자산 선호 및 현금보유 성향 약화와 달러캐리트레이드까지 출현할 것으로 전망돼 글로벌 금융시장의 달러화 수요가 점진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올해와 내년까지 3조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와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달러가치 위협요인으로 잠재돼 있으나 기축통화 지위 유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합의와 협력도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일방적인 달러가치의 하락보다 완만한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달러 수요의 상당부분은 유로화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유럽은 일본에 비해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이 발달돼 있고 투자처로서의 규모가 큰 편이며 재정지출 및 물가관리가 상대적으로 중시되고 있어 느린 경제회복 속도에도 불구하고 대체시장으로서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 일본 엔화 및 중국 위안화는 엔캐리트레이드 가능성과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위안화 절상 억제 가능성에 따라 대체재로 등장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외국인 투자자금 국내유입 급증=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순유출을 기록했던 외국인 투자자금이 올해 들어 가파른 속도로 재 유입되면서 주식, 채권 순매수 규모의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입속도는 지난 3월부터 8월중 19조9천억원으로 2003~2004년 바이코리아 시기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파급과정에서 해외자금의 급격한 순유출이 국내 시중유동성 경색 및 금융시장 교란요인으로 작용 한 만큼 해외자본 유입이 국내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삼성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금융위기로 지난해 11월 예금취급기관의 총자산 대비 국외신용부문 비중은 4.9%까지 급락했으나 올해들어 투자자금 회귀로 지난 7월 현재 19.5%로 급속도로 재상승 했다. 또 2007년 말 현재 예금취급기관 전체 자산 내 국외신용부문은 222조원으로 1991년 보다 49.7배나 증가했다.
거대 해외자본 유출입의 규모 및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국외신용공급에 따른 국내통화량이 영향을 받고 있으며 최근의 급속한 달러화 유입은 자산가격 상승과 장기이자율 하락 등 금융시장 가격변수를 통해 대출 수요를 자극해 시중유동성에 간접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연구소 측의 분석이다.
□엔화 강세 당분간 지속=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 통화로 간주되던 엔·달러 환율은 오히려 급속하락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전 엔·달러 환율이 125엔대였으나 지난해 9월 리먼 브라더스 파산보호 신청당시 100엔대까지 하락했고 올해 2월 금융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시점에서 90엔대를 하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됨에도 엔·달러 환율은 90엔대 중반에서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다.
이같은 엔·달러 환율 하락배경에 대해 대신경제연구소 문정희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 약화와 달러화 조달금리 하락에 따른 달러캐리 트리이드 증가 가능성과 일본 내부부양을 위한 엔화 강세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같은 하락세는 88엔대 부근까지 이어지다 중장기적으로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올해 연말이후 미국의 인플레 압력 및 금리인상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일본의 경우 대외수출 급감과 소비부진에 이은 기업들의 투자활동이 극도로 위축돼 물가인상 압력이 크지 않아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연속 동결된 0.10%의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기타 국가들의 금리인상시 엔 캐리트레이드 재개에 따른 엔화 약세가 점쳐지고 있다.
□엔화 강세 국내산업 긍정적=산업별로 다소 다를 수 있지만 엔화 강세가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일단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대신경제연구소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232개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과 엔-원 재정환율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자동차 업종의 경우 엔화강세에 따른 상관관계가 +0.5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실적개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밖에 음식료, 해운, 반도체, 화학, 제약, 전선, 철강금속 등의 업종도 상관관계가 높아 엔화 강세로 인한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기대됐다. 그러나 이러한 업종들은 일본 기업과의 수출 경합도가 높아 엔화 강세로 인한 일본 제품의 가격 상승시 대체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원화 강세현상 또한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엔화가 약세로 접어들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엔화 부채가 많거나 대일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경우 외환 환산 손실 발생과 원가 상승 등 부정적인 영향도 예상된다.

■사진설명 :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딜러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환율 변화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중소기업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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