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로 이동하면서 중국 시골에 잠시 차가 멈춘다. 선녀산 근처의 마을일 것이다. 한 민가에는 고부인 듯한 아낙 둘이서 담뱃잎 엮어 말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때 국물 줄줄 흘리면서 해맑게 웃는 사내아이들은 카메라를 들이대는 이방인들이 신기한 듯 마냥 즐거운 듯 뛰어다닌다.
애가 둘이지만 피부가 하얗고 소박한 얼굴을 한 여인네, 사람이 오는지 마는지 열심히 일에만 몰두하는 중년 남자, 꼴을 베 힘겹게 지게질 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할머니, 염색한 가발을 쓴, 시골티 없는 아가씨, 오토바이 타고 휑하니 달려가는 젊은 연인들.
이런 모습이 유명 관광지 구경보다 더 감동적이다. 염치없이 집안으로 쑥 들어가 기웃거려 본다. 대나무 바구니에 옥수수 등을 담아 두고 고추를 말리는 모습에서 중국 생활상을 읽는다. 부엌에는 TV 켜 놓은 채 어린 여자아이가 소리내어 공부를 하고 있다. 짐짓 모른 체 일만 하던 할머니는 인기척이 사라진 것을 알고, 안보는 척 관망한다. 속내 드러나는 몸짓이 귀여워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하루를 접고 안개가 자욱히 깔린 고산의 잘 지어놓은 펜션에서 여장을 푼다.
아침, 우리나라 제주도처럼 초원이 넓게 펼쳐지고 말이 풀을 뜯고 있는 대초원(仙女山大草原)을 찾는다. 10만평 정도의 넓은 초지.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승마장이다. 그것보다 생판보지도 못한 약재가 즐비한 허름한 상가가 현혹적이다.
시골 촌부와 우리나라 촌부의 얼굴을 겹쳐 비교해 본다. 버섯, 해바라기 씨, 고구마, 옥수수, 이름 모를 약재 등. 이것저것 살펴보다 노루궁둥이 버섯을 산다. 강원도 심심산골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귀한 버섯. 중국어로 좋다고 설명을 하던 상인은 말하기도 전에 손저울에 달고 있다.
상가가 아닌 곳에도 난전이 펼쳐진다. 안개가 자욱한 언덕 위로 농산물, 약재 등을 주섬주섬 펼쳐 놓은 촌부들이 부지기수다. 아마도 토가족 등 소수민족일 것이다. 코흘리개 아이들, 수줍은 미소를 띄고 있는 촌부와 아낙들의 모습에 넋을 뺀다. 외국인들의 모습이 신기하겠지만 역반대로 그들의 삶이 신기하다. 이것이 바로 문화교류 아니겠는가? 구운 옥수수를 사들고 미련 많이 남긴 채 차에 오른다.
천갱, 천생삼교 지질공원(天坑, 天生三僑園區)에 도착한다. 세계 자연 유산이며 국가 AAAA급 관광 구역. 세계에서 제일 큰 후평 천갱군(지표수가 부식하여 형성된 것)은 총 길이 3km에 이른다. 석교의 평균 높이는 300m 이상이며 넓이는 500m 이상. 세계에서 보기 드문 지질 기적 생태형 관광구역. 탐험가 및 지질 전문가들로부터 “지구의 유산, 세계의 기적”이라고 불리우는 곳이다.
(계속)

■이신화·『DSRL 메고 떠나는 최고의 여행지』의 저자 http://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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