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부탄가스로 세계를 움켜잡다”

금속용기 제조업체인 주식회사 대륙제관은 1958년에 창업해 50여년 동안 숱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과감한 기술개발투자를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는 제관(製罐)업계 1위 업체. 박창호 창업주를 비롯해 그의 삼형제가 돌아가며 대표직을 역임했고, 현재는 창업주의 차남인 박봉준 사장이 장남인 박봉국 부회장에 이어 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 대륙제관은 휴대용 부탄가스 세계 1위 수출업체로 충남 아산에 최신 설비를 갖춘 공장을 가동 중이며, 작년에 1천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958년 박창호 회장이 처음 사업을 시작하고 잇달아 두 동생이 함께 참여해 가족기업이 된 대륙제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제관 회사로, 50년 역사만큼이나 깊고 끈끈한 형제애로 유명하다.
대륙제관이 오늘에 이르는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1969년 창업 후 10년이 지났을 때였다. 정유회사인 유공(현 SK)의 엔진오일용 용기 납품을 대륙제관이 경쟁입찰을 통해 따낸 것. 이를 계기로 다른 정유회사의 물량까지 전부 다 소화하게 됐고, 대륙제관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또한 그 당시 크게 유행한 명절 선물용 설탕 깡통의 수요도 매출신장에 크게 도움이 됐다. 이때부터 시작된 기술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대륙제관의 50년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박창호 총회장의 차남인 박봉준 사장이 대륙제관에 입사한 것은 1990년이었다. 당시 박봉준 사장은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MBA와 공학석사 과정을 마친 상태.
기획실 차장으로 경영 수업의 첫 발을 뗀 박봉준 사장이 제일 처음 한 일은 회사업무의 전산화와 표준화였다. 6년간 전산화와 표준화, 공장업무 파악, 공장직원과 동화 등을 거쳐 박봉준 사장은 대륙제관에 입사한 지 13년 만인 2003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박 사장은 취임 후 1986년 업계 최초로 설립된 연구소를 확대 개편해 제품에 대한 기술개발에 더욱 힘썼다. 그 결과 에어로졸 제품의 경우 캔 생산은 물론 그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에 대한 개발과 생산, 마지막 충전까지 모두 가능한 생산설비를 갖추고, 완제품 상태로 거래처에 납품했다. 휴대용 부탄가스의 경우 자체 브랜드 완제품으로 대형마트, 대리점, 소매점에 판매했으며, 해외수출에도 주력해 매출신장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박봉준 사장의 과감한 기술연구개발 투자 결과 대륙제관은 200개가 넘는 제품 관련 특허와 실용신안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술의 집약이라고 할 수 있는 넥트인 캔(Necked-In Can)과 폭발하지 않는 안전 부탄가스 등 신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승승장구하던 대륙제관에게도 매우 힘든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2006년 2월 14일, 부탄가스 충전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인한 대형화재가 코스닥 상장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기 시작하던 대륙제관의 발목을 잡았던 것. 이 사고로 인해 천 평(3천305㎡) 짜리 건물 3동과 그 안의 모든 생산설비가 다 소실됐고, 당장 생산이 중단되자 거래처들도 모두 떨어져 나갔다.
당시 부탄가스 사업이 전체 사업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던 터라 대륙제관이 입은 타격은 엄청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화재로 놀란 지역주민들이 매일 회사 앞에 몰려와 시위를 하는 바람에 부탄가스 외에 다른 제품의 생산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어려운 순간에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관록이 쌓였다고 말하는 박봉준 사장은 이 때 전 직원과 한 마음이 돼 밤낮없이 노력해 화재 발생 후 불과 8개월 만에 일단 1개 라인을 정상 가동시켰다.
그러자 떠나갔던 거래처들이 하나, 둘 다시 찾아왔다. 그동안 대륙제관이 보여준 신뢰가 그들을 다시 돌아오게 만든 것. 절망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를 계기로 ‘폭발하지 않은 안전 부탄가스’를 개발하는데 온 힘을 쏟아 더 큰 도약의 토대를 만들었다.
대륙제관은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때를 준비하면 다시 기회가 온다는 사실을 최근에 다시 한 번 경험했다. 몇 년 전 거래업체인 한국존슨이 한국 공장을 접고 중국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대륙제관은 더 이상 한국존슨에 에어로졸캔을 공급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올해 초 중국에 빼앗겼던 한국존슨 에어로졸캔 공급권을 다시 찾아왔다. 거래가 중단된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중국 공장에서 미처 물량이 확보되지 않아서 급히 소량생산이 필요할 때 조금씩 제품을 만들어주는 식으로 신뢰관계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던 결과였다.
이처럼 위기도 기회로, 절망도 희망으로 만드는 저력이 지금까지 대륙제관을 만들어온 힘이었고, 더 큰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밑거름이었다.

■사진설명 : 4대 경영을 하고 있는 박봉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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